올해 1~10월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BMW가 6만585대로 선두를 차지한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가 5만4475대로 뒤쫓고 있다. 두 브랜드의 격차는 6110대로, 남은 두 달간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메르세데스-벤츠가 E클래스의 파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앞세워 9월과 10월 두 달 연속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하며, 내년 한층 더 치열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 7년 주기설?
2000년대 중반까지 수입차 시장을 주도한 것은 렉서스 ES와 혼다 어코드 등 일본 가솔린 세단이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엔고 영향과 수입차 대중화 흐름이 맞물리며,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를 중심으로 한 독일 디젤 세단의 인기가 치솟았다. 이후 BMW와 벤츠 양강 체제로 재편된 수입차 시장에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간 BMW가 1위를 차지하며 한 발 앞섰다. 5시리즈와 E클래스가 비등한 상황에서 7시리즈를 누른 S클래스보다 C클래스를 누른 3시리즈의 볼륨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BMW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로 디젤 세단 인기가 한풀 꺾이고 연쇄 화재 사건까지 겹치며, 벤츠에게 7년 연속 1위 자리를 내주게 됐다.
7년 주기가 돌아온 것일까? 지난해 1위 자리를 탈환한 BMW는 올해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벤츠가 부진한 이유는 최근 전기차 화재 등으로 인한 브랜드 가치 하락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SUV 라인업의 경쟁력이 밀린다는 평가다.
# 지금 대세는 SUV!
최근 수입차 시장은 SUV 비중이 급격히 늘어났다. 수입차 판매가 연 10만대(10만5037대)를 처음 달성했던 2011년 시장에서 SUV·RV 비중은 17.5%(1만8396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10년 후 수입차 시장은 SUV만으로 10만대(2020년 11만5636대, M/S 42.1%)를 돌파했다. 이어 올해는 세단과 SUV가 각각 10만대를 판매하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세단 50.4% vs SUV 49.6%).
내년 SUV의 판매 역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선두 경쟁을 펼치는 BMW와 벤츠의 미래 역시 SUV에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SUV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BMW는 지난해 3만1343대로 벤츠(2만7195대)보다 4100대가량 앞섰다. 올해 1~10월 SUV 판매량도 BMW(2만4215대)가 벤츠(1만9448대)보다 4700여대가량 앞서고 있다.
벤츠는 지난해 GLC를 시작으로 GLE와 GLE 쿠페, GLS, GLA, GLB, GLC 쿠페 등 신형 모델을 대거 투입하고, 올해 10월 G클래스를 선보인 바 있다(국내 출시 순). 다만, GLA, GLB, GLE, GLE 쿠페, GLS 등이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라 신차효과가 제한적이란 평가다
BMW 역시 작년 3월 X1을 시작으로 7월 X5와 X6를 출시했고, 올해 X2를 투입하며 SUV 라인업 교체에 나섰다. 또한, 올 연말 4세대 X3를 투입해 SUV 1위 자리를 강화한다. 상대적으로 X1, X2, X3 등 볼륨 모델이 모두 풀체인지 모델이라 신차효과가 앞선다.
SUV 주도권을 잡은 BMW가 시장 선두를 이어갈지, 벤츠의 새로운 반격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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