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가 계약접수 3주 만에 1만대를 달성했다. 작년 말, 눈물의 재고떨이를 했던 EV9과는 과연 다를까?
기아 정원정 국내사업본부장(부사장)이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이달 4일 계약을 시작한 EV3 계약대수가 26일 1만대를 넘어섰다"라며 "이는 EV3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제품임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밝혔다.
이어 정 부사장은 EV4, EV5 등 전용 전기차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차별화된 상품력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EV3를 통해 최근 전기차 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것을 선언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보조금 포함 소비자 실구매 가격을 3000만원대로 책정하고 첨단 사양을 지원해 가격경쟁력과 상품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다만, 지금 시장 분위기에서 가격만으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인 수요 둔화)'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앞서 기아의 경우 브랜드 플래그십 전기차인 EV9이 사전계약 8일(영업일)만에 1만대가 접수됐다고 공표한 바 있다. 하지만 사전계약 돌풍과 달리, EV9은 정식 출시 후 6개월간 고객 인도 물량이 사전계약의 절반 수준인 5300여대에 그쳤다. 작년 하반기 공장에서 내수 모델 제작을 중단하고 생산능력을 모두 수출에 집중했지만, 그럼에도 재고가 쌓였다. 임직원 할인 대상도 계열사 및 협력사까지 범위를 넓혔고, 결국 연말에는 최대 2000만원 상당의 파격 할인까지 진행하며 재고떨이에 나섰다.
부산모빌리티쇼 현장에서 만난 기아 국내사업본부 관계자들은 "EV9 때와는 다르다"고 일제히 입을 모았다.
EV9은 가격표 및 세부 옵션 없이 사전계약을 진행했었지만, 이번 EV3 계약은 고객들에게 트림별 가격과 세부 사양 등 관련 정보를 모두 공지하고 접수된 실계약이란 설명이다.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최근까지 방송이나 인터넷 등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이 많았다면, 이번 EV3의 경우 영업 일선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활동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전시장 혹은 오프라인 행사에서 많은 고객과 직접 접촉해 보다 다양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EV9 때와는 분명 다르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회사 내부에서 전기차 캐즘 등을 고려해 보수적인 전망 및 결정을 내렸고, 오히려 하반기 내 계약 물량 1만대를 모두 출고하는 것도 빠듯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기아는 오는 7월 7일까지 부산모빌리티쇼에서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과 타스만 위장막 모델, 그리고 PBV존 등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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