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타이탄'이란 이름으로 2014년부터 진행해 온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올해 2월 전격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에 속한 2000여명의 임직원 중 상당수가 인공지능(AI) 부서로 이동했지만, 동시에 애플을 떠난 숫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4월에는 테슬라가 전 세계 직원의 10%에 달하는 1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슈퍼차저를 담당하는 충전 네트워크 부문을 시작으로, 차세대 기가 캐스팅 등을 연구하는 생산 기술 부문과 서비스 영역 등이 구조조정 명단에 올랐다. 이뿐 아니라 취업비자를 받은 외국계 인력의 해고와 대학생 인턴십 취소도 이어졌다.
이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중심의 연구개발 체제 전환에 나선 기존 완성차 메이커들에게 대규모 인재 영입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애플 및 테슬라 출신 인재영입전 선두에는 GM이 자리한다. 그간 GM은 애플과 테슬라 출신 고위 임원을 꾸준히 영입해왔다. 앞서 애플 출신 마이크 애보트에게 소프트웨어 부문 총괄부사장 자리를 맡겼고, 최근 그의 후임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을 거친 바리스 세티녹을 선임했다. 또한, 테슬라에서 11년간 배터리 개발 및 생산 부문을 이끈 커트 켈티를 배터리 부문 부사장에 영입했고, 테슬라와 구글에서 근무한 젠스 피터 클라우센을 글로벌 생산 부문 부사장에 임명하는 등 일관된 인사 정책을 펼쳐왔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고위 임원뿐 아니라 각 부문 실무자부터 인턴까지 강하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GM 인재채용담당자 로라 델 아모는 링크드인을 통해 테슬라 인턴십에 참가했던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집 공고를 올린 바 있다.
포드는 한층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움직인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신차 개발 등을 맡은 스컹크 웍스를 통해 테슬라 및 애플 출신 인재를 대거 확보하고 있다. 이는 독립적인 스타트업 형태를 갖춤으로써 기업 운영에 대한 유연성을 높이고, 실리콘밸리 출신들이 보다 쉽게 조직 문화에 적응할 수 있다. 더불어 테슬라 등에서 제기할 수 있는 경쟁사 이직에 따른 분쟁까지 염두한 포석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도 관련 인재 수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 R&D본부가 애플에서 신차 개발을 주도했던 만프레드 하러를 최근 영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더불어 현대기아차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AVT본부에서도 포티투닷(42dot)를 통해 공격적인 인재 확보에 나선다. 포티투닷은 이달 현대차와 기아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2536억원을 출자받았고, 해당 예산 상당부가 글로벌 인재 확보에 투입될 전망이다.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