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트럭, 5% 이상 연료효율성 높인 FH 에어로 출시
2024-01-30
최근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아 과거부터 한번 살펴봤습니다.
우선 전기차 보조금은 환경부에서 지원하는 국고 보조금과 더불어 지자체 보조금이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국고 보조금은 2011년부터 책정됐지만 초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만 지급됐고, 일반인에게 본격적으로 지급되기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라고 볼 수 있어요.
고속 승용 전기차를 기준으로, 2013년 국고 보조금은 대당 1500만원입니다. 여기에 지자체 보조금을 더할 경우 최대 2000만원 중반대까지 지원됐는데요. 당시에는 전기차 성능이나 가격 등 기준 없이 일괄 지급됐죠.
다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차는 연간 1000대로 아주 제한적이었습니다. 대상 고속 승용차도 기아 레이 EV와 르노삼성 SM3 ZE, 한국GM 스파크 EV 뿐이었어요.
2014년 BMW i3, 닛산 리프, 기아 쏘울 등이 새롭게 추가되며, 전기차 시장은 서서히 달아오릅니다.
2015년 국고보조금은 대당 1500만원 일괄 보조와 더불어 연 3000대로 대상이 대폭 늘어납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대당 지원금을 줄이고 지원 대수를 늘리자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는데요.
그 결과, 2016년 전기 승용차에 대한 국고보조금은 대당 1200만원으로 줄어들지만, 총 지원 대수는 8000대로 2.5배 이상 급증합니다.
그리고 2017년 전기차 보조금을 둘러싼 논란 혹은 잡음이라고 할 만한 사건이 처음 발생합니다. 2017년 7월 대통령 주제 무역투자 진흥회의에서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국고 보조금을 대당 1200만원에서 14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데요. 앞서 지원대수를 대폭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보조금 신청율이 낮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무역투자 진흥회의 이후 등록 차량부터 이 혜택이 적용됐는데요. 바로 직전에 전기차를 구입한 이들에게는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아 여기저기서 불만이 쏟아집니다.
그와 별개로 2017년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데요. 당시 ‘100% 완속 충전을 하는 데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전기차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규정 때문에 모델 S는 보조금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전기차 보급 활성화란 근본적인 의도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해당 규정을 개편하고 보조금을 지원받죠.
2018년에는 대당 국고 보조금 1200만원이 처음으로 차등 지급되는데요. 배터리 용량과 연비, 저온성능 등에 따라 보조금을 다르게 지원합니다. 모델 S나 볼트 EV 같은 경우 대당 1200만원을 모두 받았지만, 레이 EV나 SM3 ZE, 리프 등은 지원금이 700~800만원대 수준으로 대폭 줄어듭니다.
이후 대당 보조금은 꾸준히 감소합니다. 당장 2019년 900만원으로 낮춰졌고, 2020년 820만원, 2021년 800만원, 2022년 700만원, 2023년 680만원까지 조정됐습니다.
더불어 보조금 차등 기준은 매년 세분화되고 엄격해집니다. 2018년에 배터리 용량과 연비, 저온 성능 등을 봤다면, 2019년에는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와 공차중량, 배터리 용량에 따른 가중치, 차체 길이에 따른 차량 규모 계수 등이 추가됩니다.
성능 중심으로 평가가 이어질 때, 국산차보다 테슬라와 같은 수입차가 보조금 전액을 받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기차 대중화란 본래 취지와 달리 고가의 수입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도 나오기 시작합니다. 특히, 2019년 8월 모델 3 출시를 기점으로 테슬라가 보조금을 상당 부분 휩쓸며 이 같은 여론은 급속도로 커지는데요.
2020년 차량 크기나 규모에 따른 금액과 상한 등을 도입하고, 2021년 가격 인하를 유도하고 보급형 모델 육성을 위해 가격 구간별로 보조금 지원기준을 차등 구분합니다. 구체적으로 6000만원 미만 전기차에는 전액을, 6000~9000만원은 50%를, 9000만원 이상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2022년에는 가격 기준을 한층 더 낮추는데요. 100% 지원은 6000만원에서 5500만원 미만으로, 50% 지원은 8500만원 미만으로 조정합니다.
그리고 상온 대비 저온 주행 거리가 우수한 차량에 대한 추가 보조금 지원 기준을 강화하여 겨울철 성능 개선을 유도하는데요. 이 경우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분명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지만, 히터의 최고 온도 설정을 낮추는 꼼수도 있었습니다.
2023년에는 100% 지원 기준 가격이 5700만원으로 소폭 조정된 것 외에 사후 관리 역량 평가가 도입됐어요. 직영 정비 센터의 운영 여부를 두고 성능 보조금을 최대 20%까지 차등 지급하는 것인데요. 사실 수입차들은 모두 딜러사를 통해서 A/S를 제공하잖아요. 그나마 가격대가 저렴한 수입 전기차마저도 이제는 보조금을 더 적게 받게 된다는 것인데, 이 조항 때문에 논란이 아주 많았습니다.
결국, 위탁 형태의 서비스센터 운영이더라도 정비인력 전문교육을 직접 실시하는 등 일정 책임을 다하는 경우 예외를 둬서 그나마 수입차 업계 반발이 누그러들었던 것 같아요.
매년 새로운 기준과 허들이 적용됐고, 변화가 있어왔는데요. 올해 적용될 보조금의 핵심 개편 내용은 배터리 셀 에너지 밀도와 재활용 가치에 따라 보조금 액수를 다르게 책정한다는 것입니다.
배터리 용량 대비 출력과 효율이 높은 전기차, 그리고 배터리 재활용 시 소재 가치가 큰 전기차에 보조금을 더 준다는 내용인데요. 어떻게 보면 최근 빠르게 급증하는 리튬인산철 LFP 배터리 차량보다 삼원계 NCM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에 더 보조금을 집중하겠다는 것이죠.
LFP 배터리는 중국 배터리 기업과 수입차들이 주도하고 있고, 국내 배터리 3사나 현대기아차의 경우 삼원계 배터리를 더 많이 공급하는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현대차 아이오닉이나 기아 EV시리즈는 물론, 전체 전기차에서 가장 많은 포지션을 차지하는 포터 봉고도 삼원계 배터리거든요.
국내 배터리 산업만 본다면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일 수 있는 방향인데, 소비자 관점에서 본다면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LFP 배터리 같은 경우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훨씬 더 저렴하거든요. 실제로 LFP 배터리 차량을 중심으로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있죠. 그리고 이 보조금이란 것이 전기차 보급을 촉진하기 위함인데, LFP 배터리에 혜택을 제한하는 것이 과연 맞는 방향일까요.
LFP 배터리는 낮은 밀도와 저온 성능이 떨어지지만, 폭발이나 화재 위험도 낮아 전기차 안전을 우려하는 분들께 그 거부감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업계로 본다면, 국내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가진 현대기아차만 유리하거든요. 겨우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에 나선 KG는 토레스 EVX부터 LFP로 승부를 거는데, KG는 국산차가 아닌 걸까요.
저 개인적으로 일회성적인 규제라 보이는 것이 현재 레이 EV도 LFP 배터리를 넣고, 앞으로 캐스퍼에도 LFP를 넣을 예정입니다. 향후 코나나 니로급 전기차도 중국 현지 판매 모델 외 국내에서도 LFP 적용을 검토한다는데, 그럼 2025년이나 2026년에는 현대기아차에 맞춰 해당 조항이 달라지지 않을까요.
세금을 사용하는데 기준이 점점 엄격해지고 까다로워지는 것은 옳지만, 그 기준이 일관성 없이 왔다갔다 바뀌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보조금으로 일정 부분 국내 산업을 보호한다는 취지는 충분히 동의합니다. 다만, 보조금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것이잖아요. 기업이 아닌 소비자 입장에서, 구매자 입장에서, 국민의 이익도 충분히 염두를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신승영 sy@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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