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드디어 소형차 클리오를 들여온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오는 4일 클리오의 신차 발표회를 열고 판매에 나선다. 사전계약은 지난 1일부터 진행했으며 이달 중순 미디어 시승행사와 고객 인도를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클리오 출시에 앞서 주목할 4가지를 정리했다.
#클리오는 어떤 차?
르노삼성이 들여오는 클리오는 소형차다. 형태는 해치백이지만 르노삼성자동차는 애써 해치백이라는 구분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해치백이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가수 아이유와 배우 유인나가 함께 등장해 ‘달라~ 달라~’ 노래를 불렀어도 현대자동차 i30의 판매량은 그리 높지 않았다. 이보다 조금 작은 차체의 클리오가 국내에서 어떤 시장을 겨냥하는지는 조금 더 살펴봐야 한다.
클리오는 1990년 1세대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베스트셀러다.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 특히 판매량이 많았고 국내에는 터키에서 생산한 클리오가 들어온다. 현재 모델은 4세대. 2012년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한 이후 2016년 부분변경을 했다. 국내에는 1.5 디젤 모델을 출시하며 르노의 앰블럼을 그대로 달고 나온다.
#르노삼성의 변화
신모델 부족에 빠졌던 르노삼성자동차에 활력을 불어넣은 모델이 바로 QM3다. 2013년 부진에서 탈출하는 견인차 역할도 했다. 당시 QM3는 유럽에서 생산해 국내에 수입해 엄밀히 분류하자면 수입차였다. 국내 판매에서는 이를 마케팅에 활용해 수입차 열풍에 동참했다. 수입차의 이미지를 쓰고 있었지만 가격, 정비 편의성은 국산차의 장점을 갖췄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앰블럼을 붙이느라 앞, 뒤가 약간 어색하게 바뀌었다. 특히 보닛 부분은 르노 앰블럼을 고려해 디자인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일부 소비자들은 반대로 르노 앰블럼을 구입해 바꿔 붙이는 사례가 늘어났고 르노삼성자동차도 이를 긍정적으로 이해하며 앰블럼을 제공하기도 했다.
결국 이런 분위기 끝에 클리오가 등장했다. 앰블럼을 바꿔 붙이지 않도록 애초에 르노 앰블럼을 사용했다. ‘삼성’이 빠진 데에는 여러 가지 추측이 가능하겠지만 이제 ‘르노삼성’ 이름이 갖는 혜택이 ‘르노’의 이름과 비교했을 때 더 작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결국 1999년 르노삼성자동차 출범부터 보유하고 있던 (www.renault.co.kr) 도메인도 살아났다. 지금까지 르노삼성자동차는 (www.renaultsamsungM.com)이라는 긴 도메인을 사용해왔다. 클리오의 미니 홈페이지는 새로운 도메인에 새로운 앰블럼으로 시작했다.
#왜 이제 가져올까?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이미 클리오를 선보였다. 미디어를 대상으로 프랑스에서 클리오를 보여준 것은 이미 4~5년 전이다. 현지에서 여러 매체들이 시승도 했고 심지어 서킷도 달렸으며 가솔린, 디젤에다가 고성능 모델까지 경험을 했다. 국내에 들여온 것은 가솔린과 디젤 모델 뿐. 상징적으로라도 들어올 것으로 기대했던 고성능 모델은 빠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는 클리오의 출시를 위해 오랫동안 준비를 했다. 애초 지난해 클리오 런칭을 하고 서울의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브랜드숍을 오픈할 계획까지 세우고 실제 계약도 해놨지만 그곳에 클리오를 올리지 못했다.
클리오는 QM3의 연장선상에 있는 모델로 일종의 형제 겪이다. QM3 판매 붐이 일었던, 물량이 부족해 스페인 공장으로 날아가 물량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절에 르노에 일종의 가지치기 모델로 주문했던 차다. 당시 유럽에서도 인기 있던 QM3를 국내에 조금이라도 더 가져오려던 노력의 결과가 클리오 도입으로 이어졌지만 때가 조금 늦었다는 평가도 있다.
#어디에 경쟁력이 있을까?
클리오는 르노 앰블럼을 달고 들어온다. QM3를 런칭하던 2013년과 상황이 달라졌지만 전략은 비슷하다. 유럽의 베스트셀러 소형차인데 국내에서는 국산차와 비슷한 가격에 판매한다. 여기에 디젤의 연비까지 더한다면 QM3의 붐을 기대하겠지만 최근 디젤에 대한 인식이 예전 같지 않다.
사전계약을 통해 공개한 가격에는 지향점이 있다. 1990만원~2350만원의 가격은 1천만원대에서 시작한다는 상징성과 국산차의 소형 SUV 시장까지 경쟁상대로 붙어 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유럽에서는 경쟁 모델로 소형차를 꼽는다. 국산 브랜드로 비교하자면 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나 현대자동차의 엑센트와 비슷한 차들이다. 우리나라에서 불었던 폭스바겐의 골프 열풍을 기대하겠지만 이보다 조금 작은 차인 것을 고려하면 바람몰이가 얼마나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그래도 르노삼성자동차의 도전에는 박수를 쳐야 한다. 자동차의 차종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부산 공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올해 전기 경상용차를 들여오기로 한 것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자동차 업계에서 만들려는 시도와 맞닿아 있다. 내일이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은 르노삼성자동차가 시작된다. 굿바이 삼성.
오토캐스트 이다일 기자 = auto@autoca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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