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확대에 앞장선 미국이 오는 2032년까지 신차의 배출가스와 오염물질을 대폭 줄이는 감축안을 발표했다. 전기차 확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자동차 업계에선 성급한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미국환경보호청(EPA)이 2032년까지 이산화탄소를 포함, 질소산화물, 온실가스 등을 감축시키는 내용의 초안을 발표했다. 제조사들은 이에 따라 2027년부터 2032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이상 배출가스를 줄여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EPA가 발표한 초안에 따르면 2032년 판매되는 신차의 평균 배출가스는 1마일(약 1.6km)당 82g으로 현재의 내연기관 기술로는 불가능한 수치로 사실상 전기차를 포함한 전동화 차량에만 판매를 허락하는 내용이다.
이는 승용뿐 아니라 디젤엔진을 탑재하는 중형 및 대형트럭까지 포함돼 있어 운송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생계 또한 직접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EPA는 이번 감축안을 통해 2055년까지 90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마이클 리건 EPA 행정관은 “이번 감축안은 연방 정부 역사상 가장 강력한 규제이며, 이를 통해 기후 위기를 정면으로 극복하고 대기질을 개선해 미래의 아이들에게 더욱 나은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이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와 같은 초안은 미국 제조사들에게도 독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율은 지난 2021년 3.2%, 지난해 5.8%로 전체 판매의 90% 이상은 내연기관(하이브리드 포함)에 쏠려있다.
여기에 제조사들의 지지를 받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EPA가 전기차 전환에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번 감축안이 실제 실행될 지에 대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
임상현 press@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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