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캐스트의 글과 영상을 보는 독자가 어떤 고민을 할까 저희도 고민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 하지만 안전에서도 우려가 항상 나오는 차. 그런데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달고 등장한 차. 포터II 일렉트릭이 등장해서 오토캐스트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출시 이틀 뒤 계약했는데도 한두 달은 기다려야 한다는군요. 이 차를 기다리면서 왜 이 차를 구입하고 시승하는지 먼저 말씀드리려합니다. 연재의 시작입니다.
[오토캐스트=이다일 기자] 현대자동차가 11일 포터II 일렉트릭을 출시했다. 디젤엔진 중심의 1톤 트럭을 전기차로 만든 모델이다. 그간 완성차 포터를 개조해 전기차로 만들어 판매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워낙 강력한 디젤 포터의 가격 경쟁력을 이기지 못해 지지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출시 나흘 만에 2555대의 계약을 기록했다. 오토캐스트의 계약도 이 가운데 하나를 기록했다.
13일 잠시 멈칫 하다가 계약을 했더니 이미 순위가 꽤 밀려있다. 이틀 전 출시 기사를 쓰며 고민을 시작했고 이틀 만에 계약을 했지만 같은 컬러, 옵션의 차 가운데 23번이라고 한다. 올해 연말까지 6대의 같은 사양 차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하니 일단 올해 인수는 물 건너갔다. 보름에 6대면 한 달에 12대.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2월쯤 차가 나올 전망이다. 올해 보조금은 정부에서 1800만원, 오토캐스트가 있는 서울에서 지자체 보조금으로 900을 더해준다. 총 2700만원이다. 4000만원 초중반의 차 값을 생각하더라도 보조금을 고려하면 1000만원대 중반에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 보조금은 줄어들 전망이다. 화물차에 대한 전기차 보조금은 승용차와 별도의 계정이다. 보조금 폭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지만 보조금의 축소는 차 값의 상승을 이야기한다. 아쉽다.
포터는 베스트셀러를 넘어선 스테디셀러다. 매달 8000대 이상이 팔린다.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1월까지 총 9만959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신차를 내놓으며 빅히트를 달린 그랜저가 9만179대, 쏘나타가 9만1431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소리 없는 대박이다. 그만큼 수요도 탄탄하다. 현대자동차의 포터와 기아자동차의 봉고를 제외하면 1톤 트럭 시장은 경쟁자가 없다. 사실상 현대자동차그룹의 독점 시장이다. 여기에 가격을 앞세운 중국 자동차가 도전했었지만 실패로 끝났고 다른 국산차 브랜드도 한 때는 1톤 트럭 시장 도전을 가늠해봤지만 소위 ‘가성비’에서 따라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해마다 포터의 판매량이 10만대에서 조금씩 모자라는 이유도 독점 시장에서 생산량을 조절하기 때문이다.
독점에서는 항상 문제가 발생한다. 포터도 예외는 아니다. 자동차를 보는 관점에서는 엔진을 엉덩이에 깔고 앉는 ‘캡 포워드’ 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정면 충돌시 탑승자의 안전은 20세기 수준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점적인 이 차의 디자인은 바뀔 생각을 않는다. 심지어 전기차까지 같은 모양으로 등장했다. 반면, 포터가 우리나라에 딱 맞는 차라는 해석도 나온다. 좁은 골목길을 다니거나 중량을 초과한 화물을 싣고도 거뜬하게 달리는 것을 기특하게 생각하는 풍토도 있다. 1톤 트럭의 소비자가 주로 영세 자영업자, 택배, 근거리 운송업자인 것을 고려하면 편의성, 안전성을 논하기 전에 생계를 꾸리는 것이 우선일 경우가 많다. 아쉽지만 생산자는 이 틈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포터는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포터를 구입했다. 정확히는 포터II 일렉트릭이다. 전기모터를 탑재했고 1회 충전으로 211km를 주행하는 배터리도 탑재했다. 그동안 승용 EV에서 닦은 실력을 포터에 넣었다. 독점 1톤 트럭 시장에 판매하는 회사가 의외로 빠른 대응을 했다. 물론 비슷한 시점에 서울의 사대문 안에는 배출가스를 많이 내뿜는 5등급 차량의 출입이 통제되기 시작했고 이를 환경친화적자동차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적당한 타이밍이자 완벽한 판매 시기다.
그래서인지 이례적으로 포터II 일렉트릭의 1호차 전달식은 서울 가락시장에서 열렸다. 역시나 이례적으로 이낙연 국무총리와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참석했다. 고위 정부 인사들이 참석하는 1호차 전달식은 근래에 보기 드문 일이다. 1호차의 주인공인 박내옥 씨는 “먼 거리를 장시간 운전하는 업무 특성상 뛰어난 경제성과 안전 사양을 갖춘 포터II 일렉트릭은 최고의 선택이었다”라며 “포터II 일렉트릭을 통해 미세먼지 저감에도 기여하게 돼 더욱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보도자료를 통해 받은 내용이다.
먼 거리를 장시간 운전하는 업무에 1회 충전 주행거리 211km의 포터II 일렉트릭이 어울릴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는 사이 보도자료는 이 차의 홍보로 이어졌다. 연간 유류비가 디젤 대비 50% 수준이란 이야기와 등록 시 세제혜택과 화물 전기차 보조금으로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포터II 일렉트릭의 경제성은 뛰어나다. 차를 계약하며 들은 이야기로는 초기 등록비용이 총 60만원 정도 들을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승용차 보험 이력밖에 없던 상황이라 화물차 보험료가 조금 많이 나올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체적인 유지비용은 크지 않다. 공영주차장 할인, 남산터널 통행료 무료,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등 여러 가지 혜택까지 고려하면 화물차가 아니라 일상용도로 사용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차가 출시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겨울이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추울 때 얼마나 효율이 좋은지 테스트해야 하는데 아쉽다. 그리고 골목길 통과 능력도 궁금하다. 디젤차 대비 휠베이스가 170mm나 늘었다. 상식적으로는 회전반경이 늘어났을 것이다. 결국 골목길 통과가 더 어려울 테고 유턴도 힘들 것이다. 적재함의 높이도 780mm에서 800mm로 높아졌다. 짐 싣는 기준도 달라졌을 테고 택배 상하차의 데크와도 차이가 생기지는 않았을까 궁금하다. 모든 의문은 차가 나오면 확인하기로 미뤄두고 일단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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