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신차 판매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 시장조사업체인 오토스탯(Autostat)과 컨설팅회사 PPK에 따르면 지난 1~2월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 중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약 37.15%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9.48% 증가한 수치다. 반면 유럽, 일본, 한국 등 타 국가 브랜드의 매출은 전쟁 전 70%에서 22.6%로 떨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르노와 닛산,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대거 러시아에서 철수하면서 하발(Haval)과 체리(Chery), 지리(Geely) 등 중국 브랜드들이 러시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유럽연합비즈니스협회(AEB)에 따르면 지난 2월 러시아 현지에서는 전년 대비 62.1% 감소한 총 4만1900대의 차량이 판매됐다. 이 중 현지 업체인 아우토바츠(AvtoVaz)가 2만3400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어 하발 5300대, 지리 4000대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증가에도 불구하고 품질 개선 등 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러시아 현지에서 일부 중국 차량의 품질이 기존 수입차들보다 낮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진행한 28세 스테판은 "저는 지난해 간신히 스코다를 샀다"며 "솔직하게 말하면 카셰어링 서비스로 타고다니던 중국차와 차이가 엄청나다"라고 밝혔다. 폭스바겐그룹 브랜드인 스코다는 서방 제재에 따라 러시아 자산 매각을 위한 마지막 단계를 진행 중이다.
74세인 알렉산더는 보다 신뢰성 있는 차를 구매하기 위해 나섰다. 그는 로이터통신에 "지리투겔라(Tugella)에 볼보의 엔진이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구매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신뢰성이 향상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인 세르게이 아슬란얀(Sergey Aslanyan)은 "중국 브랜드는 러시아내에서 더 이상 경쟁자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사람들의 의견을 빠르게 바꿀 것이라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쟁 이후 러시아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사업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포르쉐가 러시아에서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콘티넨탈 역시 관련 협상이 진행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강명길 valeriak97@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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