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배달시대, 소형 이륜차 얼마나 늘어났나?

수입차 혼다코리아 30% 이상 판매량 늘어
시장 커졌지만 국산차 판매량 제자리
친환경 이륜차 경쟁력 떨어져
강명길 기자 2022-05-13 15:05:22
[편집자 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우리나라는 급속하게 비대면 사회로 전환했다. 이 중 눈에 띄는 변화는 '배달'이다. 커피 한 잔부터 음식은 물론 거의 모든 물건을 배달한다. 이른바 '배달의 시대'는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소형 스쿠터를 타고 배달을 하는 시스템 노동자가 급격하게 늘어났으며 스쿠터 산업, 보험업계, 배달업계와 정부는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느라 다리가 찢어질 지경이다. 오토캐스트는 이 '배달의 시대'를 맞아 소형 이륜차가 우리나라의 산업, 환경,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확인하고 정책이나 법률적 부족함은 없는지 그리고 안전을 위해서 모자란 부분은 없는지 확인해보고자 연재를 기획했다. 연재의 통계 자료는 국내 이륜차 업계에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직접 확인했으며 번호판을 붙이고 등록한 숫자를 기준으로 확인했다.

[오토캐스트=강명길 기자] 2020년.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비대면'이 트렌드가 됐다. 덩달아 호황을 맞은 건 배달 업계. 그야말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이와 동시에 국내 소형 이륜차도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2020년에는 단숨에 30%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오토캐스트가 국토교통부에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2019~2021년의 이륜차 신차 등록은 가파르게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에는 총 11만1698대의 이륜차가 등록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시작된 2020년에는 14만3038대, 2021년에는 15만2623대를 기록했다. 각각 2019년 대비 약 28.05%, 30.63% 증가한 수치다. 즉, 코로나19로 인해 이륜차의 신차 수요가 폭증했고 30% 증가 수준을 기록한 것.


# 배달용 이륜차 = 일본산 수입차 대세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수입 이륜차가 대세를 이뤘다. 자동차 판매에서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는 혼다코리아가 이륜차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혼다는 전체 이륜차 신차 등록 대비 2019년 27.5%(3만790대), 2020년에는 31.96%(4만5720대), 2021년에는 36.21%(5만5273대)로 점유율을 늘려갔다. 같은 기간 국내 판매량 2위인 디앤에이모터스 주식회사(구, 대림모터스)는 2019년 22.73%(2만5391대), 2020년 19.9%(2만8474대), 2021년 18.14%(2만7689대)로 점유율이 줄었다. 신차 등록은 비슷한 숫자를 유지했지만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혼다의 판매량 증가 원인을 배달수요 증가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혼다의 베스트셀링 모델은 PCX125 (WW125)가 계속 차지했다. 배달 라이더 사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PCX125는 연비, 승차감, 출력이 좋다고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

같은 기간 통계청의 고용조사 자료에 보면 배달원의 수도 비슷한 비율로 증가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2021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2019년에 국내 배달원 수는 34만9000명이었으나 2021년 10월 기준 42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22.6% 증가한 수치다. 

# 코로나19 이후 30% 시장 커져...국산차는 제자리

배달 업계에서 선호하는 만큼 PCX125의 월간 판매량으로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를 살펴봤다. 코로나19가 없었던 2019년 PCX125는 연간 1만6250대가 팔렸다. 월평균 약 1354대다. 그러나 코로나 19의 본격적인 확산이 시작된 2020년 3월 기준 월간 판매량이 2686대를 돌파했으며 특히 코로나19가 폭증하기 시작한 2020년 8월과 9월에는 각각 월간 3080대와 3904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연간 2만7281대를 기록했고 2021년에는 3만6728대를 기록하며 2019년 대비 각각 약 67.8%, 126%가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산 소형 이륜차의 증가세가 주춤한 것과 대조적인 상황.

2021년의 브랜드별 연간 판매량 순위를 살펴봐도 일본 이륜차의 독주는 계속된다. 혼다, 야마하를 비롯한 주요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은 약 44.66%를 기록했다. 반면 국산 브랜드의 이륜차는 21.53%에 그쳤다. 국내 판매량 상위 탑 5개 브랜드를 살펴보면 1위는 혼다코리아로 31.96%, 2위인 디앤에이모터스는 18.14%, 3위 한국모터트레이딩은 10.26%, 이어 다빈월드 3.64%, 케이알모터스 주식회사 3.39% 순이었다.

현재 이륜차는 유로5의 배출가스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를 검사하며 50cc 이상의 대부분의 이륜차가 검사 대상이며 점차 확대 적용되고 있다. 자동차에서는 전기차를 앞세워 친환경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이륜차에서는 아직도 부족한 실정이다. 전기 이륜차는 연간 약 1만대 수준이다. 국내 제작사 디앤에이모터스가 2021년 배터리 교체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올해는 다수의 회사가 시범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 수입 브랜드 친환경 전동화 모델 없어

이 과정에서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는 이른바 일본산 수입 이륜차 회사들은 전동화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전동화 모델의 국내 도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국산 브랜드인 디앤에이모터스 등이 현재 판매 중인 소형 이륜 전동스쿠터를 포함해 최고속도 25km/h 미만의 전동 모빌리티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앤에이모터스 관계자는 "올해 약 4000대 가량의 전동 스쿠터를 판매할 계획이며 전기자전거와 이른바 킥보드로 부르는 소형 모빌리티 제품으로 전동화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배달의 시대'를 맞아 이륜차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아직 전동화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아 주로 수입 내연기관 이륜차가 주를 이룬다. 따라서 이륜차가 내뿜는 소음, 도로를 마구잡이로 달리는 난폭 운전 등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대부분의 후보가 이륜차 관련 공약으로 전면번호판을 포함한 대안을 제시했다.

5월10일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다. 오토바이 교통 안전을 강화하겠다던 윤석열 정부. 이제는 공약이 아니라 심화되는 문제 해결을 위해 실제로 나서야 할 때다. 단순히 한 집단만의 이익이 아니라 배달원과 이륜차주, 그리고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으로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이륜차 문화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valeriak97@autocast.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