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수입차 1위 경쟁 치열...이제 승부는 SUV!
2024-11-18
/편집자주
신생 자동차 회사 리비안의 등장으로 미국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순위가 흔들렸다. 아직 판매도 이뤄지지 않은 회사가 100년 전통의 회사를 넘어섰다. 자동차 회사의 주가가 왜 이렇게 요동칠까. 전 세계 회사의 순위와 그들의 주가 형성 이유를 3편의 연재로 찾아봤다.
[오토캐스트=이다정 기자] 아직 자동차를 제대로 팔지 않은 자동차 회사가 폭스바겐의 기업가치를 넘어섰다. 나스닥에 상장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의 얘기다. 지난 10일 상장 이후 연일 주가가 폭등하며 GM, 폭스바겐 등 전통의 완성차 업체를 제치고 한 때는 자동차 업계 시가총액 3위까지 올랐다. 전기차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포드・아마존의 지원 사격이 더해져 리비안을 향한 투자 열기가 뜨겁다.
올해와 지난해 리비안과 같이 나스닥에 상장했거나 상장 계획이 있는 전기차 스타트업은 10여개. 최신 기술과 성장 가능성을 앞세워 상장을 서두르며 제2의 테슬라를 꿈꾸고 있다. 일부 기업은 상장 직후 단기간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미래 기대감만으로 양산 능력이나 매출이 저조한 신생 전기차 업체들의 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자동차 회사 주식 시장에서 떠오르는 전기차 스타트업 3곳을 살펴봤다.
# 매출 없는 미국 최대 자동차 기업 ‘리비안’
최근 자동차 회사 주식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신생 전기차 업체는 리비안이다. 전기 픽업 트럭과 SUV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지난 10일 나스닥에 데뷔해 상장 첫 날 공모가 78달러보다 29.14% 오른 100.73달러로 마감했다. 시가 총액은 현재 1290억 달러. 현대차의 3배가 넘고 GM과 포드 등 전통의 완성차 업체를 넘어섰다.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며 지난 16일에는 폭스바겐마저 제쳤다. 상장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전기차 시장 3위까지 오른 것. 이틀 만인 18일에는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며 5위로 내려왔다.
리비안은 2009년 MIT 출신 엔지니어 R. J. 스캐린지가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미쓰비시 자동차 공장을 인수해 생산 공장으로 쓰고 있다. 최근 전기 픽업트럭 R1T를 출시했으며 전기 SUV R1S를 비롯해 전기차 밴도 개발 중이다. 특히 리비안은 2019년 포드와 아마존으로부터 각각 12%, 20% 지분 투자를 받으며 크게 성장했다. 아마존은 자사 물류망에 활용할 전기 배송용 밴 10만대를 선주문해 놓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리비안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비안의 생산 능력이 검증되기도 전 기대감만으로 기업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것. 실제 리비안은 현재까지 공식 매출이 없다. 지난 9월 전기차 픽업트럭 R1T를 시장에 선보였지만 현재까지 인도 대수는 156대에 그친다. 지난 9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받은 사전계약대수는 5만대. 회사 측은 일리노이주 공장에서 한해 15만대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아직 대량 생산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한편으로 리비안에겐 포드와 아마존이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서로 간 기술 지원과 자본력 등이 더해지면 충분히 테슬라를 위협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 2022년 올해의 차 주인공 ‘루시드 모터스’
시가총액으로 리비안 뒤를 잇는 업체는 루시드 모터스다. 테슬라 대항마로 꼽히는 이 기업의 시가총액은 840억 달러. 글로벌 자동차 시가총액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포드보다 높고 GM과 비슷한 수준이다. 루시드는 올해 7월 상장 후 첫번째 분기를 마치고 실적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5억 2440만 달러(약 619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없이 적자를 안고도 주가가 급등한 건 루시드도 마찬가지다. 실적 발표 당일 현금 자산이 48억 달러에 이르고 아니라 신차에 대한 예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발표하자, 주가는 오히려 폭등했다.
2007년 설립된 루시드는 과거 테슬라 성장을 이끌었던 인물들이 세운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9월 고급 전기 세단 ‘에어 드림 에디션 레인지’를 선보였는데, 미국 EPA 기준으로 1회 충전에 520마일(837km)를 주행한다. 테슬라 모델S 롱레인지(405마일/652km)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특히 루시드 에어 세단은 2022년 모터트렌드가 뽑은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신생 제조사의 첫번째 자동차가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루시드는 내년 생산량을 2만대로 잡고 10년 안에 5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 외 중동과 중국에 공장 증설 계획을 밝혔다.
# 중국판 테슬라 진짜는 ‘니오’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3총사로 불리는 니오와 샤오펑, 리오토의 행보도 눈에 띈다. 이 가운데 니오는 글로벌 자동차 주식 시장에서 기업가치 13위에 자리하고 있다. 니오는 지난 2018년 뉴욕 증시에 상장해 현재 시가총액은 650달러다. GM, 포드, BMW 등에는 밀리지만 스텔란티스, 현대차 등보다 앞선다. 니오는 상장 초창기 테슬라, 토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시총 4위에 올랐으나 여타 신생 전기차 업체와 마찬가지로 기업 가치가 부풀려졌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리비안이나 루시드와 비교해 두드러진 실적을 보이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니오가 최근 공개한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이 기간 매출은 98억1000만 위안(약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6.6% 증가했다. 적자도 줄었다. 3분기 적자는 8억3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지난 3분기 전기차 인도 대수는 2만443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다.
2014년 설립한 니오는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중국 최대 IT 기업 텐센트・바이두의 투자를 받아 꾸준히 차량을 개발 출시하고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선보인 모델에는 중형 SUV ES6, EC6, 준대형 SUV ES8, 레이싱카인 EP9 등이 있다. 니오가 내세우는 장점 중 하나는 배터리 교환 구독 서비스다. 전기차를 살 때 배터리 없이 차체만 구입하고 배터리는 매달 사용료를 내고 빌리는 형식이다. 올 초에는 네 번째 전기차 ET7을 공개하고 중국 전역에 500개 배터리 교환시설을 갖출 계획을 밝혔다. ET7은 내년 1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글로벌 자동차 시가총액 10위권에 자리한 전기차 업체만 테슬라, BYD, 리비안, 루시드 등 4곳이다. 20위권에는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 샤오펑, 리오토까지 진입해 있다. 이 밖에 오는 LA오토쇼에서 전기 크로스오버 오션 공개를 앞둔 '피스커', 내년 양산을 목표로 배송용 전기 밴을 개발 중인 '카누' 등도 각각 37위, 41위에 자리하고 있다.
dajeong@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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