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캐] 자동차에서 레코드판을 틀었다고? 인포테인먼트의 역사 l 인포테인먼트 #01

강명길 기자 2021-09-14 15:18:29
[오토캐스트=강명길기자] 차량에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이 주목받으며 배달주문이나 영화관람 등 다양한 신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역사에서 인포테인먼트가 등장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벤츠 MBUX 하이퍼스크린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시스템이란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이다. 즉, 운전자에게 길 안내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오락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라디오나 카오디오, 내비게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시작은 라디오였다. 
▲굴리엘모 마르코니 / 출처 wikipedia

1896년 이탈리아의 발명가인 굴리엘모 마르코니가 특허를 받으며 시작된 무선전신 통신은 1904년 인도 과학자인 보즈(Jagadish C. Bose)와 미국 발명가인 피카드(Greenleaf W. Pickard) 등이 광석 라디오(crytstal radio)를 만들며 처음으로 수신기 형태를 갖췄다. 이후 라디오가 시중에 보급되면서 차량용 라디오를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잇따랐으나 높은 가격과 전압 문제로 인해 상용화 되지 못했다. 
▲모토로라 5T71 / 출처 EL UNIVERSAL

첫 차량용 라디오는 1931년 미국에서 등장했다. 1886년 칼 벤츠가 최초의 자동차를 개발한지 45년 만의 일이었다. 미국의 갤빈 제조 회사(Galvin Manufacturing Corporation)는 자동차를 뜻하는 모터(Motor)와 이탈리아어로 목소리를 뜻하는(Ola)를 합쳐 최초의 차량용 오디오 ‘모토로라(Motorola) 5T71’를 선보였다. 약 130달러로 비싼 가격이었으나 면적이 넓어 장거리 주행이 많은 미국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이웨이 하이파이 / 출처 ars TECHNICA

세계 2차 대전 이후 경제가 안정되면서 자동차는 음악 기능을 탑재했다. 1956년부터 1959년까지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 크라이슬러는 ‘하이웨이 하이파이(highway hifi)’라는 명칭의 LP 턴테이블을 자사 차량에 옵션으로 탑재했다. 그러나 주행 시 LP판이 쉽게 손상되는 등 문제가 많아 오래 가지 못했다. 이후 1964년 네덜란드의 가전제품 제조사인 필립스(Philips)가 카세트 플레이어를 선보인지 1년만에 포드와 모토로라가 함께 차량용 카세트 플레이어를 탄생시키며 차량용 라디오와 카세트 테이프가 전 세계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혼다 '일렉트로 자이로케이터'

라디오와 오디오 장치의 발전으로 자동차 운전자만을 위해 교통정보와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교통방송과 내비게이션도 탄생했다. 1981년 혼다는 ‘일렉트로 자이로케이터(Electro Gyrocator)’를 공개했다. 이는 운전자가 지도 필름에 현재 위치를 찍어 모니터 위에 넣으면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해 대략적인 위치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현대 내비게이션의 시초로 불린다. 이후 내비게이션은 계속 발전해왔으나 전자 나침반 및 센서 등으로만 구동하는 등 한계가 있었다.  

1990년 마쓰다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기반의 내비게이션을 선보이고 국내에서도 현대 오토넷이 2D 형태의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공개했으나 내비게이션 시장은 2000년 미국이 GPS를 민간에 개방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처음에는 가격이 매우 비싼 옵션에 속했으나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점차 저렴해졌다. 

당시 대부분의 자동차는 각 모듈을 1:1 방식으로 연결해 차량 부품을 구동했다. 내비게이션 등의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였다. 최근에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에도 IT 기술과 CAN(Controller Area Network)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해 운전자의 별도 조작 없이도 차량 인터페이스가 자체적으로 전·후방 카메라나 서스펜션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이에 고화질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을 포함하는 차량이 증가했으며 스마트폰에서 쓰이던 블루투스와 구글 안드로이드 OS도 적용하는 등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는 발전을 거치며 자동차의 필수요소로 자리잡았다. 
▲볼보 신형 XC60

여기에 벤츠는 지난 1월 직접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이 탑재된 MBUX 하이퍼스크린(Hyperscreen)을 공개했다. 볼보는 14일 공개한 신형 XC60에 국내 최초 통합형 S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도입했다. 스마트폰 연결 없이 음성을 통해 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스마트 홈 컨트롤까지 가능하다. 

혼다가 첫 내비게이션을 제작한지 40년이 지났다. 이는 자동차 역사상 약 29%에 불과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는 자동차 업계. 특히 최근에는 친환경차 개발부터 자율주행 등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많은 IT 기업들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추후에는 더욱 다양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가 등장할 전망이다. 

valeriak97@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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