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에 수소 트럭 몰리는 이유는?

강명길 기자 2021-05-25 16:53:50
[오토캐스트=강명길기자] 수소트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간 경쟁이 뜨겁다. 그동안 현대자동차, 토요타 등을 중심으로 하던 수소상용차 시장에 다임러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다임러는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상용차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수소트럭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에 첫 수출했다. 최근에는 21년형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출시했으며, 이미 인도한 물량을 포함해 총 1600대의 수소트럭을 스위스로 공급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19년 현대차는 스위스 H2 에너지와 손잡고 현지 합작법인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를 설립했다. H2 에너지는 스위스 주요 19개 기업이 참여한 수소차협회가 수소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설립한 회사다.

스위스 외의 타 유럽 지역과 북미 등 해외 판로 확대도 꾀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지역 정부 및 민간 물류 프로젝트 등과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일반 고객에게 엑시언트 수소트럭 체험 기회를 올해 중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1회 충전 주행거리 1000km 이상인 수소 대형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Neptune)’ 기반의 장거리 운송용 대형 트랙터를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다임러 트럭도 수소차 개발에 집중하겠단 뜻을 밝혔다. 현지시간 23일 다임러 트럭 CEO 마틴 다움(Martin Daum)은 “수소연료전지 트럭이 기술적 걸림돌과 일부 회의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2025년 이후에는 전기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임러 트럭은 볼보와 합작회사 셀센트릭을 통해 2025년부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양산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수소차를 선보이는 이유는 EU의 탄소중립 선언과 관련있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폴란드를 제외한 EU회원국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최소 55%로 감축한다는 내용에 협의했다.  이에 따라 탈석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화석 연료가 없는 유럽에서 수소 인프라 구축은 절실하다. 이런 가운데 수소는 액체 형태로 이뤄져 있어 전기 배터리에 비해 쉽게 선박을 통한 수출입 및 운반이 가능하다. 친환경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수단인 셈이다. 유럽연합은 오는 2030년까지 최소 1조 유로를 수소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친환경 트럭으로 전기 대신 수소전기트럭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많다.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에서 발간한 ‘에너지 및 이동 시스템의 새로운 기회’에 따르면 세미 트럭을 기준으로 전기 파워 트레인의 중량은 4.5~5.5 톤, 디젤 파워 트레인은 2.5 톤인 반면 수소 파워 트레인은 1.8~2.1 톤으로 수소 전기 파워트레인의 중량이 배터리 및 디젤보다 가볍다. 

전기트럭과 비교해 장거리 운송도 가능하다. 전기트럭 대비 충전시간은 짧고 주행거리는 길다. 현대차의 수소트럭인 엑시언트의 경우 1회 충전시간은 8분에서 20분 사이이며 1회 충전으로 400km까지 운행이 가능하다. 많은 상용차 제조업체들이 수소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다. 

그러나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수소 충전망이 확충되지 않아 편의성이 낮으며 전기차에 비해 차량 가격이 비싸 경쟁력이 낮다는 의견도 많다. 또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에 비해 연구 및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다임러 트럭 상용차 법규대응 전략 본부장 만프레드 슈커르트는 “아직은 수소를 생산하는 데 큰 비용이 들지만 많은 기업이 전기분해장치 관련 기술에 투자하고 있어 곧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며 “태양열 발전 등과 연계하면 수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전력 생산 비용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편 국내에서도 수소 인프라 확충과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4일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은 환경부와 탄소중립 지방정부 실천연대가 공동 주최한 탄소중립 실천 특별세션에 참가해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시작으로 상용차 부문에 연료전지시스템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넥쏘 후속 모델 등 다양한 수소차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주요 대도시들이 수소 전기 버스 보급 확대를 위해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내연기관 차량과 유사한 가격으로 수소 버스를 구매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도 하고 있다”며 “현재 100여 대의 수소 전기 버스가 운행되고 있고 올해도 200대 이상의 수소 버스가 공급될 예정” 이라고 덧붙였다. 

valeriak97@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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