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디젤차 구입 고민한다면 BMW 523d (#올해의차)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차'
BMW 5시리즈
이다정 기자 2021-04-05 08:00:03
[편집자 주] 사단법인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3월 총 15개 분야에서 '2021년 올해의 차'를 선정했다. 오토캐스트는 올해의 차에 선정된 차를 시승하며 전문기자들이 이 차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보기로 했다. 기사의 순서는 차량 섭외 후 우선 배정된 차를 먼저 기사로 작성하기로 했으며 별도의 항목별 평가 대신 이미 살펴봤던 신차를 다시 살펴보면서 출시 후 소비자의 반응도 함께 정리해본다


[오토캐스트=이다정 기자] 전세계가 디젤차와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갈수록 강력해지는 규제 때문이다. 이 와중에 디젤차를 시승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디젤차와는 분명 다르다. 조용하고 경제적이다. 탄소 배출량도 줄였다. 디젤차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한 느낌이다. BMW의 대표 모델 5시리즈를 시승했다. 그 중에서도 BMW 523d다.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520d에서 숫자를 높여 523d로 새롭게 태어났다. 2.0 터보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여기까진 이전 디젤 모델인 520d와 별 차이가 없다. 수치로만 보면 사실상 차이가 없는 게 아니라 같다. 하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48V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해 승부수를 띄웠다. 

48V 스타터-제너레이터가 추가되는 이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운전하면서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523d에서는 그 변화가 극적으로 나타난다. 먼저 진동과 소음이 크게 줄었다. 디젤차를 운전할 때면 저속에서 진동과 소음이 두드러진다. 특히 주차장에서 시동을 걸거나 주차할 때 이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523d는 이런 불편을 덜었다.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능하는 덕분이다. 정차할 때 자동으로 엔진을 멈추고, 출발하면 다시 시동이 걸리는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은 대게 차량이 정확히 멈춘 상황에서 작동한다. 523d는 미리부터 준비한다. 차량 속도가 15km/h 아래로 떨어지면 엔진 스스로 대기 모드에 들어간다. 이 때 시동이 꺼지고 차량은 중립 상태에서 스르륵 미끄러지 듯 나아간다.

이 뿐만 아니다. 48V 스타터-제네레이터는 추월이나 출발 가속을 할 때 상황에 따라 순간적으로 11마력의 힘을 보탠다. 연료 소비가 늘어나는 순간을 전기모터로 보조하는 방식이다. 타력 주행을 하는 동안엔 엔진을 잠재운다. 재가속을 하기 전까진 연료가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덕분에 연료 소비도 줄고 엔진 진동도 줄어든다. 필요한 순간엔 강한 힘도 발휘한다. 

이 같은 시스템을 바탕으로 523d의 CO2 배출량은 119g/km. 이전 모델의 배출량(135g/km) 보다 대폭 줄었다. 5시리즈 라인업 중에서도 PHEV 모델 다음으로 낮다. 복합연비는 15.6km/ℓ로 이전(14.0km/ℓ)보다 높아졌다. 도심과 고속도로 연비는 각각 14.4km/ℓ, 17.5km/ℓ다. 고속도로 위주로 달렸던 실주행에서는 인증 연비보다 높은 19km/ℓ대를 유지했다. 

주행 질감과 승차감은 매끄럽고 탄탄하다. 190마력의 터보 엔진과 주행 틈틈이 제 역할을 해내는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힘의 부족함은 어느 구간에서도 느낄 수 없다. 두툼한 운전대는 살짝 무거운 감이 있지만 움직임만큼 확실하게 반응한다. 고속 주행에서는 낮은 무게 중심을 바탕으로 차가 바닥에 깔려 가듯 안정적이다. BMW만의 차분하면서도 경쾌한 주행 감각은 523d에서도 여전하다.  

디자인은 딱 부분변경 수준 만큼의 변화를 거쳤다. 이전 모델보다 길이가 27mm 늘어났다. 나머지는 BMW의 디자인 언어를 최신식으로 조금씩 다듬었을 뿐이다. 따로 떨어져 있던 키드니 그릴이 한 프레임 안에 담겼고, 원형의 주간주행등은 L자형으로 바뀌었다. 후면부 램프는 보다 입체적으로 바뀌었고 사각 형태의 배기 파이프를 적용해 BMW 특유의 스포티한 매력을 강조했다. 

인테리어 역시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대로다. 다만 중앙의 디스플레이 크기를 12.3인치로 키우면서 시원시원해졌다. 대시보드와 기어노브 주변에는 블랙 하이글로스 트림을 새로 적용했다. 나파 가죽은 물론 손끝이 닿는 도어 손잡이 뒷면까지 마감이 부드러워 고급감을 느낄 수 있다. 기본으로 적용되는 고해상도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화면이 크진 않지만 선명하다. 운전 도중 시선을 계기판으로 내리지 않아도 차량 속도와 각종 표지판, 운전보조기능 활성화 상태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편의성도 개선됐다. 스마트폰을 차량과 무선으로 연결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할 수 있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차량과 스마트폰을 무선으로 연결하면 전화나 메시지를 비롯해 내비게이션, 음악 등 스마트폰 주요 기능을 미러링 해준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화면 일부에 미러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5시리즈의 경우 화면 전체를 꽉 채운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도 연동이 가능하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는 능수능란하다. 앞 차와 간격을 맞춰 설정한 속도로 알아서 주행하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완전 정차했다가 출발까지 가능하다. 막히는 도시고속도로 등에서 꽤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차선을 유지해주고 충돌 회피를 위해 조향을 돕는 기능까지 모두 기본으로 적용돼 있다. 또한 주변 교통상황이 계기반에 3D 그래픽으로 나타나 주변 환경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기본으로 탑재돼 있는 주차 지원 시스템인 ‘파킹 어시스턴트’, 진입 동선을 따라 최대 50m 거리까지 차량의 후진 조향을 도와주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 역시 일상에서 꽤 쏠쏠하게 사용 가능하다. 후진 어시스턴트는 재작년 신형 3시리즈를 통해 국내에 최초로 선보였던 기능이다. 도심의 좁은 주차장에서 막다른 길을 마주했을 때 해당 기능을 활성화하면 운전대에 초록색 불이 들어오면서 스스로 조향하기 때문에 브레이크만 제대로 밟아주면 손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523d M 스포츠 패키지로, 가격은 7500만원이다. 우리나라에는 520i와 530i, 530i xDrive, 540i xDrive, M550i xDrive로 구성된 가솔린 라인업과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 디젤 모델 523d 및 523d xDriv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530e를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6360만원에서 1억 1640만원이다.

dajeong@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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