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EQS 450+ 일렉트릭 아트, 다시 솟은 삼각별
2024-11-12
[오토캐스트=이다일 기자] 갑자기 자동차가 필요했다. 회사가 위치한 서울 성북구에서 마포구까지 왕복으로 다녀올 일이 생겼다. 그것도 급했다. 빨리 가야한다. 마침 차를 가져오지 않았다. 방법이 없다. 대중교통으로는 1시간 조금 더 걸리고 택시를 타면 45분이라고 나온다. 회사 바로 옆 주차장에 항상 서 있던 카셰어링이 생각났다. 쏘카, 그린카 여러 종류가 있었다. 앱이 깔려있던 쏘카. 이녀석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후회했다.
앱 사용은 편리하다. 지도를 보며 차를 고르고 사용시간, 카드번호를 넣으면 간편하게 끝난다. 그 바쁜 와중에 T멤버십 번호도 넣어서 할인 혜택을 받았다. 오후 3시30분부터 6시까지 이용 요금은 할인을 포함해 1만680원. 30km까지 km당 160원, 그 이후 km당 150원의 운행요금까지 합하면 마포를 다녀오는데 2만원이면 충분해 보인다. 일단 택시보다 싸다.
30초 거리의 주차장에서 만난 쏘카의 상태는 난감했다. 급한 상황이니 바꾸지도 못하고 일단 이용하기로. 먼지가 쌓인 외부는 문제없다. 내 차도 그리 깨끗한 상황은 아니니. 실내는 얘기가 다르다.
누군가 먹다 남긴 샌드위치에 역시 먹다 남은 것으로 보이는 음료수. 도어 손잡이에는 쓰레기가 들어있다. 손잡이 옆으로는 케첩과 비슷해 보이는 붉은색 무엇인가가 굳어있었다. 바닥에는 흙이 떨어져있고 운전대는 끈적하다. 불쾌한 기분이 순식간에 올라오면서 마스크를 올렸다. 혼자 운전할 때 마스크를 벗고 있지만 이번에는 그러기 싫었다.
3기통의 경차 기아 모닝은 항상 비슷한 느낌이다. 생각보다 잘 나가는 느낌, 생각보다 느린 현실. 불만은 없다. 경차는 주차장, 통행료 등 혜택이 많다. 쏘카라도 마찬가지다.
내부순환도로에 올라 주행을 시작했다. 시속 70km/h 언저리에서 다른 차와 보조를 맞춰 달린다. 창문을 닫고 싶다. 미세먼지도 ‘나쁨’ 수준이다. 과연 먼지가 더 나쁠까 이 차 공기가 더 나쁠까 갈등이다. 소심하게 손가락 정도 들어갈 만큼만 창문을 열고 달렸다. 1만3814km를 달린 모닝의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타이어의 상태, 엔진의 소리 모두 정상이다.
목적지에 도착하니 의외의 혜택이 기다리고 있다. 건물에 ‘경차 전용 주차장’이 있었다. 항상 지하 2층과 3층의 경차 주차장을 아쉬운 눈으로 쳐다보며 지하 5층까지 내려갔었는데 이날은 다르다. 의기양양 구형 모닝 옆에 차를 세웠다. 파란색 라인의 경차 전용 주차공간이다.
아마도 건물이 서울시와 연관된 곳이라서 이런 공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경차 혜택은 나갈 때에도 이어졌다. 주차비를 절반으로 할인받았다. 불과 1시간 남짓 주차한 비용은 500원. 여러모로 택시보다 편하고 빠르고 저렴했다.
지방 출장 때에 KTX와 연계해 탔던 경험을 생각해도 쏘카는 오랜만이다. 카셰어링 서비스 역시 최근에는 자리를 잡은 것인지 코로나로 인해 잠잠한 것인지 큰 이슈가 없다. 애초에 차를 갖고 있는데다가 직업상 시승을 자주 하기 때문에 자동차 공유를 이용할 여유가 없었다. 이번 경험으로는 앞으로도 이용하면 안 될 것 같다. 적어도 이런 상태로는 말이다.
쏘카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온디맨드 방식’으로 1만대 이상의 청결을 관리한다고 한다. 자주 쓰는 차는 자주 청소하고 최소 주 1회 세차를 한다. 그리고 위생 관련 피드백이 전달된 차량은 주 2회 이상 세차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1대당 1명의 세차원을 전담 배치해 관리한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이용했던 모닝의 세차 기록을 살펴보면 현실은 조금 다르다. 3월 15일 오후 3시30분에 이용했는데 직전 세차는 2월 25일이다. 그 이전에는 2월 17일과 2월 9일에 세차를 했다. 한 달에 3번 정도 세차를 하는 모양인데 3월에는 한 번도 세차를 하지 않았다.
공식 블로그에는 코로나19를 감안해 알코올 소독과 같은 방역 이야기도 나오지만 세차조차 하지 않은 차에 방역은 기대할 수 없었다. 또, 작년 7월부터 배치한다는 손소독 물티슈도 없었다. 한 때 자동차를 출입하는 기자로 공유경제, 카셰어링의 장점을 알리며 정보를 전달했지만 현장에서 만난 현실은 달랐다.
물론 이 차 그리고 이번만 문제가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회사로 돌아와 경험을 이야기하니 회사 업무상 종종 쏘카를 이용하던 동료들이 한 마디씩 보탠다. 이곳으로 회사를 옮기고 지난 1년간 적어도 각자 두어 차례는 카셰어링을 이용했는데 '깔끔하다', '깨끗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고 말이다. 심지어 손소독제를 별도로 가져가서 닦고 탄다는 동료도 있었다. 나만 몰랐던 것인가.
쏘카를 이용한 시간은 총 2시간 40분. 비용은 1만7280원이다. 여기에 주차비 500원을 더하면 약 1만8000원을 왕복 교통비로 사용했다. 택시로 편도 1만8000원이 나오는 거리임을 감안하면 저렴하다. 하지만 지저분했다.
auto@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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