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캐스트=정영철 기자] 자동차의 개발이 변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스케치부터 모델링에 이어 작동이나 충돌테스트의 시뮬레이션까지 모두 가상현실(VR)에서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볼보자동차는 이를 통해 신형 S60을 개발하면서 디자인 작업의 약 98%를 디지털로 해결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가상현실을 이용해 신차 개발 기간을 줄이고 아낀 비용은 품질 개선을 위해 사용한다고 밝혔다.
"볼보 S60, 디자인 작업의 약 98%를 디지털로 해결"
지난 달 미국 캘리포니아 카마릴로의 볼보자동차 글로벌 디자인센터를 방문했다. 가상현실을 활용해 스웨덴의 본사와 즉각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곳이다. 볼보는 디지털 모델링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자동차 회사 중 하나다. 볼보 XC60의 디자인 개발 과정에선 50대 50의 비율로 클레이 모델과 디지털 모델을 이용했고, S60의 개발과정에선 디지털 모델의 사용 비율이 98%까지 증가했다.
이렇게 개발한 디지털 모델은 VR을 이용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시에 커다란 이점이 있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의 디자이너들이 가상의 공간에 모여 원격으로 디자인 품평을 진행하며 0.1mm 단위까지 디자인을 수정한다. 캘리포니아에서 8829km 떨어져 있는 볼보의 스웨덴 예테보리 본사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수시로 본사와의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회사는 차량 개발 기간과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다.
한국에선 현대와 기아자동차가 차량 개발에 VR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17일 방문한 남양연구소 내부에는 VR 디자인 품평장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었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해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과 디자인 품평을 이곳에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디자인 과정뿐만 아니라 차량 설계 과정에도 많은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현대차는 밝혔다.
"품질 검증을 위한 파일럿 차량이 나오기 전부터 품질의 평가와 개선 가능"
실제로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면 현실에서 조립해 확인하는 과정을 줄여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다. 실제 자동차와 100% 동일한 설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상의 차량을 만들어 차량의 안전성, 품질, 조작성에 이르는 전반적인 설계 품질을 평가한다. 특히, 차량의 운행 환경까지 구현해 부품 간의 적합성이나 움직임, 간섭, 냉각 성능 등을 사전에 평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현대·기아자동차 설계 담당 관계자는 “VR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을 통해 파일럿 주행을 위한 실물 차량이 나오기 이전부터 차량의 설계 품질을 확인하고 계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실제 양산차에는 더욱 완성도 높은 설계 품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형 쏘나타와 K5의 개발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된 VR 개발 프로세스가 연구개발 전 과정에 도입될 경우 신차개발 기간은 약 20%, 개발 비용은 연간 15%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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