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캐스트=정영철 기자]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이 궤도에 오르고 있다. i30 N TCR 머신을 통해 세계적인 대회에 참가하는 한편 중형 세단 쏘나타에도 N을 적용해 출시한다. 향후 등장할 신차에서도 현대자동차 브랜드 ‘N’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가 이처럼 고성능 브랜드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BMW에서 고성능 브랜드 M을 담당하던 알버트 비어만 사장을 2015년 영입한 이후 현대차는 고속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자동차의 고향, 유럽에서 떠오르는 현대 N의 인기
지난 달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현대자동차의 N 부스가 인기를 끌었다. 자동차의 종주국과 다름없는 독일에서 젊은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고성능 모델 ‘N’이다. 유럽은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가장 활발한 시장이다. ‘Wins on Sunday, Sells on Monday(일요일에 우승하면, 월요일에 팔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터스포츠에서의 활약과 차량 판매량 사이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 그런 만큼 참가하는 차량의 제조사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현대 N은 i30 N TCR 레이싱 머신을 필두로 WTCR 시리즈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WTCR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개최되는 투어링 카 챔피언십이다. 현재 투어링 카 레이스로는 최고 클래스다. 규정 상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참여할 수는 없다. 독립된 레이싱 팀이 제조사의 레이싱카를 구입해서 출전해야한다. 유럽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개최되고 있고, 다양한 자동차 제조사의 레이스카가 사용된다. 양산차를 바탕으로 경주차를 만들어야 하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제조사들은 바탕이 되는 양산형 모델의 성능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만큼 WTCR 레이스에는 동급의 쟁쟁한 경쟁모델이 대거 참여한다.
# 글로벌 브랜드, 왜 고성능 차 만드나
폭스바겐은 골프 GTI TCR 레이스카를 경기에 내보낸다. 골프 GTI는 핫해치의 상징이다. 각종 레이스에서 뛰어난 성능과 내구성이 증명됐다. 아우디는 RS3 LMS TCR로 레이스에 출전한다. 긴 레이싱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레이싱에 대한 노하우가 방대한 브랜드다. 노하우가 레이스카에 녹아 있을 것이란 예상을 해볼 수 있다. 알파로메오도 줄리에타 벨로체 TRC 차량을 준비했다. 유럽과 레이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강호다. 현대차 외에 유일한 아시아 브랜드인 혼다는 시빅 타입 R TCR을 공급한다. 혼다의 타입 R 차량들의 명성은 이미 자자하다. 이 외에도 쿠프라 레온 TCR과 새로운 강호 Lynk&Co 03 TCR도 레이스에서 경쟁한다. 듣기만 해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라인업이다. 새로운 차량도 등장할 예정이다.
2018년 마쓰다는 그들의 주력 차량인 마쓰다 3의 신형 모델을 공개했다. 최근엔 그 차량을 바탕으로 한 마쓰다 3 TCR을 공개했다. 마쓰다 또한 767B와 같은 전설적인 레이스 머신으로 24시간 내구 레이스에 참가했을 만큼 경험이 풍부한 회사다. 마쓰다의 소형 로드스터 미아타(MX-5)는 세대를 가리지 않고 최고의 운전 경험을 선사하는 차량으로 손꼽힌다. 그런 만큼 WTCR 시리즈에 또 한명의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음이 분명해 보인다.
# 글로벌 경기서 상위권...양산차 이미지 개선에 도움될까?
이렇게 현대 i30 N TCR은 전 세계에서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경쟁자들을 상대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9월, 리퀴몰리 팀 엥슬러의 i30 N TCR은 태국 방센 스트리트 서킷에서 열린 TCR 아시아 시리즈 마지막 대회에서 종합우승과 2등, 3등을 전부 석권했다. 작년엔 세계대회인 WTCR에서도 종합우승을 차치하며 높은 기술력을 증명한 바 있다. 현대 자동차는 모터스포츠에 소극적이고 고성능 차량 개발에 소홀하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지난 3월 현대는 투싼 N라인을 공개하며 국산 고성능 SUV의 시작을 알렸다. 또한 2020년까지 쏘나타 N과 쏘나타 N 라인을 출시할 예정이라 밝혔다. 벨로스터 N과 i30 N에 탑재되는 250~275마력 엔진의 출력이 향상되어 장착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개발 중인 습식 DCT가 장착될 가능성이 높아 기대하는 소비자가 많다. 내년 풀모델 체인지 예정인 아반떼의 N 모델이 등장할 거란 점도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우리는 최근의 성적으로 현대차의 저력을 입증했다”며 “혹독한 주행환경에서 얻은 경험을 양산차 개발에 적극 활용해 고객들도 현대차의 높은 기술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dyc37@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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