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캐스트=이다일 기자] 자동차에 보행자감지 긴급제동시스템(AEB)이 있더라도 상황에 따라 11%만 충돌을 피하는 등 효과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자동차협회(AAA)는 쉐보레의 말리부, 테슬라의 모델3, 혼다 어코드, 토요타 캠리의 2019년식 모델을 사용해 실험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AAA에 따르면 최신형 자동차의 보행자 감지 기능이 제한된 조건에서만 작동하거나 밤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AA는 보행자 사망의 75%가 어두워진 후에 발생한다는 통계를 바탕으로 야간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AEB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AA의 자동차 공학 및 산업 담당 그렉 브레넌 이사는 “우리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AEB는 완전하지 않으며 일정부분 효과가 있지만 앞으로 개선 여지가 더 많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 폰타나에 있는 폐쇄된 도로에서 진행한 실험에 4대의 차를 사용했으며 보행자의 모형을 두고 여러 상황에서 AEB가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대낮에 32km/h로 주행하는 상황에 성인이 도로를 횡단하면 40%만 충돌을 회피했으며 어린이가 차량 사이에서 뛰어나오는 경우 11%만 충돌을 회피했다. 속도를 올려 48km/h에서 동일한 실험을 진행한 경우 모드 충돌 회피에 실패했다.
이어 24km/h로 우회전 시 사람이 건너는 경우에도 AEB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32km/h로 주행하는 경우 성인 두 명이 서 있으면 20%만 충돌을 피했다.
모든 실험에서 야간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보행자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간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AAA는 AEB 기능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AAA는 자동차 회사가 AEB와 같은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하고 향후 개선의 여지가 많아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험을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AAA는 운전자에게 AEB 기능에 의존하지 말고 주행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야간 운전시 보행자에 대한 주의를 강조했으며 기존 AAA의 연구에서도 헤드라이트가 도로의 물체나 사람에게 적절하게 반응하기 위한 충분한 빛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AA는 1902년 시작한 비영리 자동차 단체이며 북미 전역에 34개의 클럽과 1100개의 지사를 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보험, 견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동차의 안전을 위한 연구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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