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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6] 캡처(QM3)의 고향, 프랑스를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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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에서 캡처를 타고 다녔다. 이 곳에서는 백발의 노인도, 슈트 입은 젊은이도 캡처를 탄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거부감 없이 받아 들일 수 있는 디자인이나 주행 성능 등이 그 이유. 프랑스 도로에서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는 캡처는 고향 프랑스에서 포근하고 편해 보였다. 캡처와 프랑스는 더 없이 잘 어우러진다.

캡처는 ‘나 SUV야’라고 외치는 다른 소형 SUV들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동글동글한 인상에 어딘가 해치백스러운 실루엣은 얼핏 봐선 SUV인지 해치백인지 구분 짓기 어렵다. 이 때문인지 유럽 현지에서도 SUV라는 용어 대신 CUV(Crossover Utility Vehicle)라고 얘기한다. 여기에 차체와 지붕 색을 다르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운전자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
에펠탑 근처 노면 상태

파리 중심가의 도로 환경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골목이 많고 또 좁다. 대부분의 길은 작은 돌이 촘촘히 박혀 있어 울퉁불퉁하다. 조금 큰 길이나 외곽으로 빠져 나와야 비로소 매끈한 아스팔트 길이 나온다. 운전자든 동승자든 금세 피로해지기 쉬운 환경이다. 이 곳에서 캡처는 적당한 실력을 발휘한다. 도로 위 요철을 알맞게 거른다. 너무 무르지도 단단하지도 않다.

캡처의 이런 특성은 캡처가 태어난 곳, 프랑스(유럽)의 도로 환경만 봐도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 오히려 캡처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된 건 파리에서 외곽 빌르쁘휴(Villepreux)로 숙소를 옮긴 날이다. 캡처 한 대로 4명의 한 달 살이 짐과 각종 촬영 장비를 모두 실어야 했다. 각자 들고 온 캐리어는 20인치, 24인치, 29인치로 크기도 다양하다. 이 짐을 한 번에 다 실을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먼저 트렁크 하단 칸막이를 제거했다. 그런 다음 슬라이딩 기능이 있는 2열 시트를 앞으로 당긴 후 시트를 접으니 캐리어 5개와 각종 짐이 거뜬히 들어갔다. 특히 2열 시트 슬라이딩 기능이 발군이다. 용도에 따라 앞뒤로 움직여 공간을 조절할 수 있다. 2열 시트를 앞으로 최대한 밀면 트렁크 공간을 377L에서 455L로 늘릴 수 있다.

무사히 숙소를 옮기고, 다음 날 캡처를 마음껏 느껴보기 위해 망트라졸리(Mantes-la-Jolie)로 향했다. 망트라졸리는 일드프랑스 오드센주에 위치한 도시다. 파리에서 48.4km 정도 떨어진 조용한 마을이다. 마을은 노트르담 드 망트(Notre Dame de Mantes) 성당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가게들이 있다. 특별한 관광지가 있는 곳은 아니라서 따로 시간을 내어 찾아 오는 관광객은 별로 없다. 그래서 더욱 한적하다. 성당 앞 차를 세워두고 차를 가만히 바라봤다.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한 성당 앞 광경에 오렌지 빛 캡처가 생기를 불어 넣는다. 

마을에서 차를 돌려 15분 정도 떨어져 있는 강가로 갔다. 섬처럼 강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 프랑스 도로에서는 신호등 대신 수 많은 원형 교차로를 만난다. 이 곳으로 가는 길도 그랬다. 때문에 직선 도로일 때와는 다르게 운전대를 바삐 움직여야 한다. 이 때 운전대 감각은 가벼우면서도 정확하다. 쉽게 돌릴 수 있지만 불안하지 않고 운전대 움직임에 따라 잘 따라온다. 

캡처는 5세대 1.5 dCi 엔진과 게트락 DCT 변속기가 결합해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를 발휘한다. 수치상 출력은 부족해 보일지 몰라도 일상에서 사용하는 데 무리는 없다. 적당한 토크와 민첩한 핸들링 등으로 소형 해치백과 비슷한 주행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도심에서 운전하기에도 즐겁다. 이 밖에 캡처의 높은 실연비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캡처의 공인 연비는 국내 QM3 기준으로 17.4km/l다. 

캡처의 전후면에 달린 주차 보조 센서는 예민하게 반응한다. 차량과 장애물 사이의 거리를 감지해 경보음을 울리는데 조금만 장애물에 가까워져도 경보음이 크게 울린다. 하지만 프랑스의 좁은 골목과 주차 공간을 떠올리면 매우 유용하고, 이런 민감한 반응이 필요하다. 

인테리어는 소재나 장식이 화려하진 않다. 기능도 꼭 필요한 것만 넣었다. 실내는 단순하고 차 자체 크기도 작다. 하지만 공간은 효율적으로 나눠 풍부하다. 차체 길이는 동급 경쟁 모델들보다 짧지만,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상대적으로 길다. 덕분에 2열석 공간이 충분하다. 또 2열 슬라이딩 시트를 비롯해 실내 곳곳에 서랍형 글로브 박스, 대시보드 위 수납 공간 등을 마련해 실용성을 더욱 높였다. 

유럽에서 소형 SUV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캡처는 오펠 모카, 푸조 2008 등의 경쟁 모델을 제치고 4년째 소형 SUV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에서 꾸준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랑스 한 달 살기에 잠시 든든한 발이 되어 준 캡처는 볼수록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소형 SUV 대비 뛰어난 공간 활용성 등이 매력적인 차였다.

파리=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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