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승기
  • [시승기] ‘마세라티다움’ 지켜낸 SUV 르반떼 
    시승기 2019-10-07 14:23:36
    [오토캐스트=이다정 기자] 마세라티가 만든 SUV ‘르반떼’를 시승했다. 강원도 강릉시에서 서울까지 구불거리는 해안도로와 고속도로를 달렸다. 르반떼 곳곳에는 마세라티의 헤리티지인 레이싱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감각에 의지해 가늠하기 충분했다. 세월이 흐르고 형태도 바뀌었지만, 마세라티는 ‘마세라티다움’을 생생히 지키고 있다. 출발을 위해 운전석에 앉았다. 시동을 걸기 위해 들어 올린 오른손이 갈 길을 잃었다. 시동 버튼이 일반적인 차와 정반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마세라티는 전 모델의 시동 버튼을 왼쪽에 둔다. 레이싱카의 흔적이다. SUV인 ‘르반떼’라고 다르지 않다. 왼쪽 시동 버튼의 유래는 자동차 경주에서 왔다. 과거 ‘르망 24시’ 레이스에서는 출발 신호와 동시에 운전자가 차까지 달려간 뒤 시동을 거는 것까지 경주의 일부였다. 이 때 왼손으로는 시동을, 오른손으로는 기어레버를 조작해 조금이라도 빨리 출발해야했다. 시동을 걸었다. 곧 엔진음이 낮게 깔리며 감각을 깨웠다. 달릴 준비를 마쳤다는 신호다. 달리기를 마치고 시동을 끌 때까지 엔진음은 계속된다. 기블리부터 콰트로포르테까지 마세라티의 모든 차는 시동을 걸자마자 둥둥둥 엔진음으로 실내를 꽉 채운다. 마세라티 차는 감각에 충실하다. 르반떼도 마찬가지다. 청각, 촉각, 시각 모두 생생하다. 특히 마세라티의 소리는 독보적이다. ‘마세라티는 배기음’이라는 공식은 여전히 유효했다.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면 배기 밸브가 열리면서 배기 가스를 최단 거리로 배출하며 엔진음은 더욱 깊고 웅장해진다. 엔진음이 턱까지 차오른다는 표현이 절로 나왔다. 마세라티의 배기음은 여느 차와 어딘가 다르다. 흥분과 안정을 동시에 주는 묘한 힘이 있다. 섬세하면서도 묵직하다. 그도 그럴 것이 마세라티는 배기음을 ‘작곡’한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각별히 공을 들인다. 본사에 ‘엔진사운드 디자인 엔지니어’와 함께 튜닝 전문가, 피아니스트, 작곡가를 자문위원으로 초빙해 악보를 그려가면서 배기음을 조율한다.엔진음에서 끝이 아니다. 오디오 음질 또한 인상적이다. 연신 둥둥 거리는 소리와 진동은 오디오를 제대로 느끼기에 열악한 조건이다. 그럼에도 하만카돈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소리는 훌륭하다. 볼륨을 높이면 엔진음은 음소거되는 듯하다. 깨끗하고 풍부하며 생기 있는 오디오만이 귓가를 울린다. 르반떼 S 모델은 바우어스&윌킨스 스피커를 옵션으로 선택할 경우 더욱 품질 높은 오디오를 느낄 수 있다. 청각 뿐 아니라 촉각도 만족시킨다. 운전대와 시트, 대시보드에 쓰인 가죽은 매끄러우면서 부드럽다. 굴곡이 져서 마감이 어려운 부분도 섬세한 손바느질로 말끔하게 처리했다. 실내에 사용되는 가죽은 이탈리안 가죽 브랜드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의 것. 엄격한 테스트를 통과한 가죽 마감재만이 이 차에 쓰인다. 다만 운전자의 눈에서 멀어지거나 손이 닿지 않는 곳일수록 아쉬운 부분이 가득하다. 모니터 주변에 모여 있는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의 모든 버튼과 다이얼이 그렇다. 이는 르반떼 뿐만 아니라 기블리나 콰트로포르테 등 마세라티의 모든 차에 해당된다. 힘을 준 곳이 확실한데 뺀 곳도 확실하다.주행을 시작하면 마세라티의 세단 모델인 기블리나 콰트로포르테보단 날렵함이나 가속 능력이 처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르반떼 자체만 놓고 보면 움직임이 날쌔고 안정적이다. 특히 껑충하게 높은 SUV의 구조를 생각하면 그렇다. 마세라티는 100년이 넘는 시간에 SUV를 한 번도 만든 적이 없다. 확실히 스포츠 세단에 능한 브랜드다. 그렇기에 SUV를 만들면서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SUV이지만 마세라티 세단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특히 스포츠 기능에 중점을 뒀다. 기본적으로 낮은 시트포지션에서 성향이 드러난다. 조절 범위가 커서 키가 작은 운전자라도 충분히 안정적인 운전 자세는 만들 수 있다. 시트를 높이더라도 운전을 시작하면 그르렁거리는 배기음과 함께 안정적이면서 민첩한 움직임을 보인다. 차량 전후 무게를 50:50으로 나눠 무게 중심을 낮춘 것도 한 몫한다. 특히 스포츠모드와 노멀모드간 차이가 크다. 이름 뿐인 스포츠모드가 아니다. 스포츠모드를 선택하자마자 차는 달려나갈 채비를 마친다. 노멀모드에서 느꼈던 느긋함은 사라진다. 기어 단수를 떨어뜨리며 엔진회전수는 1000rpm 가량 증가하고 높은 출력을 낼 준비를 한다. 르반떼는 1600rpm에서 51.0kg.m 최대토크를 발휘하는데 이 구간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가속페달의 반응은 빨라지고 운전대도 묵직해진다. 둥둥거리는 배기음은 더욱 웅장하고 거칠어진다.코너도 민첩하고 안정적으로 통과한다. 르반떼의 토크 벡터링 기능은 코너를 선회하는 동안 안쪽 바퀴 2개에 제동력을 살짝 더하고, 바깥쪽 바퀴 2개에 더 많은 토크를 분배한다. 르반떼는 거칠다. 대개의 차는 극한에 치닫기 전 일찍이 전자장비를 개입시켜 차를 컨트롤한다. 르반떼는 극한까지 최대한 몰아붙인다. 이 차는 전자장비의 개입 시점을 최대한 늦춘다는 느낌이다. 운전의 재미를 위한 요소일 수 있겠다.여기에 SUV답게 오프로드 퍼포먼스, 주행의 편안함과 실용성을 발휘하도록 손을 봤다. 2.2톤에 달하는 무거운 몸집을 지녔지만 노면이 울퉁불퉁할 때나 저속 주행 또는 주차 시에도 핸들 조작은 버겁지 않다. 기본으로 사륜구동 시스템도 들어갔다. 낮은 로드 그립에서도 마세라티의 전형적인 후륜 주행이 가능하다. 급코너링, 급가속, 날씨와 도로 상황에 따라 15분의 1초 만에 전륜/후륜을 0:100%에서 50:50%로 바꾼다. 뒷좌석은 3명이 앉기에 넉넉하다. SUV답게 넉넉한 적재공간도 갖췄다. 580L의 적재 공간은 부피가 큰 짐을 보관하는 데 무리가 없다. 외모와 곳곳의 디자인 요소도 달리기에 어울린다. ‘알피에리 컨셉트카’에서 영감을 받은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과 고양이 눈매를 닮은 헤드라이트는 삼지창 로고와 함께 강렬한 인상을 완성한다. 여기에 마세라티의 특유의 C필러와 프레임리스 도어가 더해져 만든 옆모습은 쿠페 실루엣으로 완성했다. 앞모습과 비교해 후면부 디자인은 지극히 평범하다. 강렬한 앞모습에 비해 힘을 잃는 듯하다. 마세라티의 존재감은 삼지창 엠블럼으로 증명한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간, C필러 뿐만 아니라 실내의 운전대, 시계, 뒷좌석 헤드레스트까지 곳곳에 쓰인다. 차량 한 대에 엠블럼을 이렇게까지 많이 활용하는 브랜드는 마세라티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마세라티 모델과 비교해 안전 사양은 풍부한 편이다. 스톱앤고(Stop and Go)기능이 탑재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향상된 제동 보조 시스템, 차선 이탈 경보 장치 및 서라운드 뷰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 액티브 사각지대 어시스트 등보다 향상된 ADAS 패키지는 이번 르반떼모델에서 옵션으로 넣을 수 있다. 많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SUV 만들기에 몰두해 있다. 내놓으면 잘 팔리기 때문에 모든 브랜드들이 눈독들이는 매력적인 라인업이다. 하지만 헤리티지나 브랜드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일수록 망설인다. 또 이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타협하고 감수하기도 한다. 지난 2016년 르반떼를 통해 후발로 럭셔리 SUV 시장 진출을 발표한 마세라티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매력적인 SUV를 만들어냈다.dajeong@autocast.kr
  • 르노 마스터가 컨버전에 적합한 이유
    시승기 2019-10-01 19:27:11
    [오토캐스트=정영철 기자] 르노 마스터 밴은 새하얀 도화지 같다. 단순히 새 하얗고 커다란 면을 가지고 있어서는 아니다. 뭔가로 가득 채우고 싶은 뒷공간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실제로 르노 마스터 밴은 정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본고장 유럽에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도 사용을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한국에서도 출시 이후 그 가능성을 알아본 많은 소비자와 기업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크게 3가지 형태를 염두에 두고 구매로 이어지고 있고, 그밖에도 여러 가지 형태로 개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건 바로 캠핑카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밴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캠핑카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한다. 검색 창에 르노 마스터를 치면 가장 먼저 뜨는 연관 검색어도 르노 마스터 캠핑카다. “화물용 트럭을 개조한 경쟁 모델에 비해 넓은 실내공간과 좋은 확장성을 이용해 보다 본격적이고 쾌적한 캠핑카 구성이 가능한 점이 큰 장점으로 다가온다”고 한 소비자는 밝혔다. 동급 사이즈의 현대 쏠라티나 이베코 뉴데일리에 비해 저렴한 베이스 모델의 가격 또한 큰 강점이다. 영업용 배송 차량으로의 활용도 많이 늘 것으로 보인다. 이미 외국에선 영업용 배송 차량으로 카고 밴을 많이 사용한다. 높은 차고와 동시에 낮은 바닥을 가지고 있어 더 많은 짐을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배송 직원들이 허리를 굽혔다 펴거나 차에 오르내리는 동작이 편리해져 작업 효율성이 상당히 높아진다. 필요한 경우 짐칸 벽면과 천장에 위치한 나사 구멍들을 이용해 선반이나 수납함 구성을 손쉽게 바꿀 수도 있다. 외관의 매끈한 면을 이용해 배송 회사의 홍보까지 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산악 바이크나 ATV 라이딩과 같은 스포츠 액티비티를 위한 차량으로도 손색없다. 차량 내부에 최대 2대의 산악용 모터사이클을 넣을 수 있다. 이때 바닥에 있는 결박 고리를 이용해 단단하게 묶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낮은 바닥 덕에 바이크를 넣고 빼기도 쉽다. 낑낑거리며 픽업트럭에 바이크를 올려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환영할 일이다. 또한 벽면에 간단한 부수 장비들이나 소품들을 걸어놓을 격자형 고리를 만들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추가적인 트레일러까지 장착 가능하다. 이 경우 트레일러 흔들림 조절 기능(Trailer Swing Assist)이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이외에도 유럽에서 앰뷸런스, 경찰차, 공업용 차량, 푸드 트럭 등 팔색조처럼 변신한 모습의 르노 마스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변형들은 르노 마스터의 탄탄한 기본기가 있었기에 더욱 빛을 발한다. 과거 우리나라의 유사한 승합차나 화물차는 보통 1박스 형태의 차량들이었다. 하지만 전방충돌 안전성이 갈수록 중요 시 되면서 이제는 1박스 형태의 차량을 찾아보기 힘들다. 르노 마스터 밴은 1.5박스 형태를 가지고 있다. 세미 보닛 디자인을 적용해 크럼플 존을 가지고 있어서 좋은 전방충돌 안전성을 확보했다. 적용된 2.3리터 트윈터보 디젤 엔진은 유로6 기준을 충족한다.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힘을 발휘한다. 큰 기대 없이 운전을 시작해보면 큰 차체를 생각보다 가볍게 끌어준다. 운영비용 절감을 위한 이 6단 수동 변속기가 약간의 운전재미를 부추긴다. 여기에 오토 스탑&스타트 시스템까지 더해지며 복합연비 10.8km/l(마스터 밴 S 기준)의 수치를 기록한다. 추후 자동 변속기 옵션이 추가된다면 더 많은 층의 수요까지 끌어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유럽 감성이 드러나는 디자인도 르노 마스터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차체 크기에 걸맞은 커다란 헤드램프와 그릴이 시원한 인상을 준다. 대체로 많은 부분을 사용성 자체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했다. 전면 범퍼에는 차량의 커다란 윈드쉴드를 편리하게 닦을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다. 커다란 사이드 미러가 큰 차체에 가려질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 캐릭터 라인도 있다. 이 캐릭터 라인은 미관을 위한 것뿐만 아니라 커다란 면을 살짝 접어 찌그러지기 쉬운 철판에 강성을 더해준다. 실내 디자인도 합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플라스틱 외에 불필요한 재질은 사용하지 않는다. 생각보다 인포테인먼트에 사용된 터치스크린의 반응이 빨라 놀랐다. 블루투스 기능도 제공한다. 가능한 거의 모든 부분에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운전석 6way 시트는 높이 조절까지 가능해 편안한 운전 자세를 잡을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또 하나의 시트가 있어 총 3명이 앉을 수 있다. 가운데 조수석은 필요할 때 접어 작업공간으로 사용하기 딱이다. 컵홀더도 여기에 자리하고 있다. 웬만큼 필요한 건 다 갖춘 모습이다. 르노 마스터라는 하얀 도화지는 정말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바탕에는 내실 있는 파워트레인과 사용성을 극대화한 디자인이 깔려있다. 여기에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차체자세 제어장치,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 후방 경보 시스템과 같은 안전사양까지 챙기고 있다. 게다가 업계 최고 수준인 3년, 10만km 무상보증까지 제공한다고 하니, 마스터의 인기가 납득이 된다. cdyc37@autocast.kr
  • 수소자동차 넥쏘 오너…한 달 주행한 평가
    시승기 2019-08-16 20:51:18
    [오토캐스트=이다일 기자] 전기자동차가 속속 늘어나는 지금. 과감하게 한 발 더 앞서가는 이들이 있다. 수소전기차 이용자들이다. 국내에는 현대자동차에서 개발, 판매하는 넥쏘(Nexo)가 유일한 수소전기차다. 고압의 수소를 연료로 주입하고 이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전기로 자동차의 모터를 구동한다. 모터를 구동하는 것은 전기자동차와 동일하지만 에너지원을 배터리가 아닌 수소를 사용하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것은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와 일본의 토요타자동차 정도다. 일본은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적 인프라를 구축하며 수소차 지원에 나섰다. 우리나라도 현대자동차의 수소차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시승을 하기도 했다. 수소차를 미래 산업으로 보는 이유는 한 가지다. 전기차에 비해 충전 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인프라를 제대로 갖출 경우 자동차 파워트레인의 패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 유럽이 내연기관으로 100년의 자동차 역사를 선도했다면 수소차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 패권을 가져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나온다.국내의 수소전기차 환경은 어떨까. 2018년 넥쏘의 출시와 함께 민간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나 올 상반기에만 1546대가 팔렸다. 정부의 보조금 규모도 커서 수천 명의 소비자가 순서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과연 수소전기차를 타면서 불편한 점은 없을까. 기존의 자동차와 무엇이 다를까. 약 8~9개월 정도 기다려서 넥쏘를 구입한 소비자 홍승엽씨를 서울상암동 수소충전소에서 만났다. 홍 씨는 SUV를 타고 있었다. 두 아이와 함께 가족 넷이 움직이는 데에는 짐을 실어도 넉넉한 공간이 장점이었다. 전기자동차를 구입하려다가 수소전기차로 선회한 홍 씨에게 이유를 물었다. 홍 씨는 “전기자동차도 충전해서 타봤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다”며 “전기 충전을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를 들러서 한 시간씩 있어야 하는 것은 소모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수소전기차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론상 충전 시간이 5분으로 매우 빨랐고 아직까지 수소를 무료로 충전하는 만큼 경제성에서 뛰어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는 상암동과 양재동 두 곳에 수소충전소가 있다. 양재동은 현대자동차가 연구시설로 사용하다가 민간에 2018년 4월 개방했다. 넥쏘에 수소를 가득 충전할 수 있는 700바 압력으로 주입하는 서울의 유일한 충전소다. 상암충전소는 서울시가 민간에 위탁해서 운영한다. 다만, 기존의 수소차를 위해 지은 시설이라 양재동의 절반인 350바 정도의 압력만 충전이 가능하다. 이는 넥쏘에 아무리 가득 충전을 해도 1회 충전 주행거리의 절반만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서울에는 양재충전소에서 모든 수소차를 충전하는 상황이다. 대도시에서 수소충전이 한 곳으로 몰리며 소비자들이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홍 씨는 “양재충전소가 예전에는 3~4대 정도를 기다리면 충전할 수 있을 정도로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3시간을 기다려서 충전해야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며 “전기차에 비해 충전이 빠른 것이 가장 큰 장점인데 지금은 오히려 전기차에 비해 결과적으로 충전이 느리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전기차의 충전 문제는 넥쏘의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며 “빨리 개선책이 나와야 기존 넥쏘 소비자들의 불만이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산 중형 SUV를 타다가 넥쏘로 차를 바꾼 홍 씨는 자동차 자체의 기능과 성능에 대해서는 만족했다. 홍 씨는 “예전 차에 비해서 승차감이 매우 좋고 내비게이션의 화질이나 성능을 포함해 여러 면에서 만족하고 있다”며 “실내 크기를 기준으로는 기존의 중형 SUV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 “주변에서도 친환경 차를 타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준다”며 “환경개선에 일조한다는 자부심도 넥쏘를 선택하고 만족하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auto@autocast.co.kr
  • [시승기] 쌍용 코란도...밤에 보니 다르더라
    시승기 2019-05-27 15:21:28
    쌍용자동차의 코란도를 다시 시승했다. 지난번 시승은 인천 송도의 출시 행사장에서 주변을 돌아보는 정도였다면 이번은 서울에서 충북 제천을 오가는 길이다. 고속도로와 국도 그리고 꼬불거리는 산길을 모두 포함했다. 특히, 야간 주행이 포함돼 쌍용차가 자랑하던 조명과 관련된 기능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였다. 21일. 서울 삼성동에서 모여 시승을 시작했다. 소규모 그룹 시승으로 차종은 쌍용 코란도. 컬러는 체리레드. 자두와 비슷한 색깔이다. 코란도는 전장 4450mm의 중형 SUV다. 우리나라에서는 중형으로 분류하지만 미국 등에서는 소형급이다. 경쟁차로는 국내에는 현대자동차의 투싼,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가 있고 이보다 조금 더 크지만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이 르노삼성의 QM6다.엔진 제원은 그리 특별하지 않다. 1.6리터 디젤 e-XDi160LET 엔진을 탑재했다. 4000rpm에서 136마력(ps)의 힘을 낸다. 여기에 일본 아이신의 그 유명한 6단 자동변속기가 붙었다. 워낙 많은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변속기라 달리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하지만 오랜 기간 사용한 만큼 최신형 자동차에서 보이는 8단 이상의 다단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아쉽다. 최신 성능 대신 안정을 택했다.앞에는 맥퍼슨 스트럿, 뒤에는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을 조합했다. 승용차와 같은 모노코크 방식의 차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쌍용의 렉스턴과 같은 다른 차종과 근본적으로 승차감에서는 뛰어나다. 2륜구동과 4륜구동 모델이 모두 있으며 수동6단변속기 모델도 있지만 거의 판매하지 않는 상황이다. 판매하지 않는 것인지 구매하지 않는 것인지는 논란이 있다. 수동변속기를 구입하려는데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속설도 있다. 어쨌건 수동변속기가 라인업에 있어서 연비는 좋다. 수동 기준 복합 15.2km/l, 자동은 2륜구동이 14.1, 4륜구동이 13.3km/l다. 연비 역시 평범한 수준이다. 코란도는 경쟁 모델 가운데 시작 가격이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샤이니트림의 기본 가격은 2216만원. 자동변속기 190만원을 더하면 2406만원이다. 9인치 내비게이션만은 120만원이며 여기에 인피니티 무드램프와 10.25인치의 대형 디지털 계기반을 추가한 블레이즈 콕핏 패키지는 180만원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9인치 내비게이션에 60만원을 추가하면 디지털계기반과 무드램프를 얻는 샘이다.옵션도 여러 가지가 있다. 주로 렉스턴과 같은 대형 SUV에서 선호하는 사이드스텝과 툴레의 루프레일 등을 공식 옵션으로 제공하며 블랙박스까지 17만8000원에 제공한다. 또, 독특하게도 보증기간 연장 서비스도 4년/8만km에 33만원, 5년/10만km에 50만원, 7년/15만km에 11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실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계기반이다. 앞서 이야기한 10.25인치의 디지털계기반이 시동을 걸자마자 화려하게 등장한다. 내비게이션이 있는 계기반은 오히려 작아 보인다. 내비게이션이 스티어링휠 안쪽 계기반에도 자세히 나오니 편리하다. 독특한 기능이지만 방향지시등 소리를 바꿀 수 있다. 또, 계기반의 디자인도 바꿀 수 있다. 편리하지만 그다지 큰 실용성을 가진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 경기도 이천에 들러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그냥 기다린 것은 아니고 일종의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이 있었다. 목공예를 통해 스피커를 만들었다. 나오는 길에는 뷰티플 코란도라고 쓴 작품을 하나씩 손에 들었다. 저녁을 먹고 다시 길에 들어서자 해가 지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이 순간을 기다렸다. 시승행사의 이름도 ‘블레이즈 드라이빙’. ‘블레이즈 콕핏’을 반드시 보여주겠다는 의지다.낮에도 희미하게 눈에 띄던 대시보드의 인피니티 라이트가 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조수석 대시보드와 문짝의 트림에 들어있는데 은은한 불빛이 마치 무한대로 이어지듯 착시를 일으킨다. 34가지 색깔을 내는 조명은 현악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밤이 되자 실내가 은은한 불빛으로 채워진다. LED 계기반과 인피니티 무드램프로 구성된 코란도의 실내는 낮과 다르다.1차 목적지인 제천의 쌍용자동차 캠핑장에 도착하니 연구원과의 작은 간담회가 마련됐다. 코란도 개발에 직접 참여한 실무자급 연구원들이다. 개발 현장의 목소리를 신선하게 전달하겠다는 쌍용자동차의 의도다. 전장시스템설계팀에서 인피니티 무드램프를 개발한 정한진 책임연구원은 “코란도에 포인트를 넣고 싶어서 개발했다”라며 “아마도 코란도 개발 과정에서 가장 모든 부서간 협업이 잘 된 사례가 바로 인피니티 무드램프 개발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치 무한대의 선으로 보이는 이 램프는 사실 얇고 단순한 구조라고 정 연구원은 말했다. “원리는 간단한데 보이는 것은 아주 깊어 보입니다. 실제는 얇은 LED 라인을 50% 반사거울을 사용해 무한 반복되는 효과를 내는 것”이라며 “쌍용자동차에서 처음 개발한 것은 아니고 시트로엥 등 몇 브랜드에서 사용했지만 내장재에 과감하게 사용한 것은 쌍용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이어 “앞으로 쌍용자동차의 아이덴티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여서 조만간 출시하는 티볼리를 포함해 후속 모델에도 유사한 기능이 들어갈 것임을 예상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전장시스템설계팀 정한진 책임연구원, 상품기획팀 김동현 대리, 플랫폼개발팀 윤형석 주임연구원, 인테리어디자인팀 김병도 책임연구원 야간에 운전석에 앉아 계기반과 대시보드를 살펴보면 가로로 이어지는 선들이 인상적이다. 이는 현악기를 튕기는 모습 혹은 활시위를 가득 당긴 상태를 형상화했다. 인테리어디자인팀 김병도 책임연구원은 “현악기에서 디자인 모티브를 얻어 실내에 적용했다”며 “강한 직선으로 단단하고 듬직한 모습을 표현하고 역동성까지 더했다”고 설명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1열에는 등과 엉덩이 부분에 두 개의 모터를 넣은 통풍시트까지 적용했으면서 2열에는 에어벤트도 없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전면 에어벤트를 상단으로 올리면서 뒷좌석에는 에어벤트가 없어도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코란도급 SUV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답했다.쌍용자동차의 코란도는 2월 출시 후 순항 중이다. 국내에 1.6리터급 엔진을 가진 중형 SUV 가운데는 가장 잘 팔린다. 3월에는 2202대, 4월에는 1753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산 동급 차종의 절대 판매량이 더 많지만 2.0리터 엔진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동등하게 비교하려면 1.6리터 엔진급만 골라내야 한다는 것이 쌍용차의 주장이다. 오토캐스트=이다일 기자 auto@autocast.co.kr
  • [시승기] 프랑스의 색다른 플래그십, 뉴 푸조 508
    시승기 2019-03-25 17:31:11
    프랑스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패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계절감을 무시한 조합의 옷차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반팔을 입고 부츠를 신은 사람, 반팔에 스카프를 두른 사람까지. 분명 날씨가 더워서 반팔을 입었을텐데 스카프와 부츠는 웬 말이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멋스러워 한 번 더 쳐다봤다.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푸조의 신형 508을 시승하고, 이 때가 떠올랐다. 508은 실용성보단 멋과 재미에 치중한 차다. 자동차 브랜드의 플래그십(제품의 최상・최고급 기종)하면 으레 고급스러움, 웅장함, 편안함, 넓은 공간감을 떠올린다. 푸조 508은 플래그십이지만 그런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사실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의 플래그십을 떠올려보면 몸집이 크거나 안락한 차가 없다.(큰 차가 잘 팔리지 않는 시장 특성도 한 몫 한다) 같은 나라의 브랜드 르노도 마찬가지다. 르노의 가장 큰 세단은 국내에서 SM6로 불리는 ‘탈리스만’이다. 어딘가 조금 심심하다. 이에 반해 신형 508은 개성을 듬뿍 담았다. 개성의 팔 할은 ‘디자인’이다. 신형 508은 8년 만에 파격적인 변화를 거쳤다. 기존의 정통 세단 이미지를 벗고 쿠페 스타일의 5도어 패스트백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구형 모델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바뀌었는지 단 번에 알 수 있다. 구형 508은 외관이나 실내 모두 조금은 투박하다. 일반적으로 ‘세단’하면 떠올리는 그런 차다. 이번 신형 508은 완전히 다르다. 멋을 한껏 부렸다. 구형 모델과 비교해 35mm 이상 전고를 낮췄고, 전폭은 30mm 늘려 다이내믹한 비율을 완성했다. 낮고 넓어져 바닥에 착 붙는다. A필러부터 루프라인, C필러를 거쳐 트렁크 라인까지 이어지는 쿠페 스타일은 빠르게, 잘 달릴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여기에 프레임리스 도어로 깔끔하면서도 스포티한 이미지를 완성했다. 이와 함께 푸조 SUV ‘3008’이나 ‘5008’을 통해 미리 선보였던 푸조의 최신 얼굴을 508에도 고스란히 담았다.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한 LED 주간주행등과 후면의 블랙 패널에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3D 풀 LED 리어램프 등으로 존재감을 살렸다. 508 숫자 엠블럼은 보닛 중앙에도 넣었다. 이는 푸조 플래그십 세단의 첫 모델인 504에 사용됐던 방식이다.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면서도, 헤리티지는 계승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시승차는 1.5 알뤼르. 실내도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었다. 상하단이 분리돼 있는 대시보드와 피아노 건반 형식의 토글 스위치, 팔각형의 작은 스티어링 휠 등으로 개성을 살렸다. 여기에 대시보드 하단과 도어 트림을 카본 패턴으로 장식해 스포츠카의 감성을 더했다. 상위 트림인 GT 트림은 카본 패턴 대신 우드를 적용해 비교적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실내 구성은 운전자에 최적화돼 있다. 작은 스티어링휠은 푸조만의 쫀득하고 날카로운 핸들링을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그 위로 솟은 12.3인치의 널찍한 계기판은 헤드업디스플레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 시선 분산을 대폭 줄여 준다. 계기판의 해상도나 선명도는 매우 만족스럽다. 다만 계기판의 숫자는 다소 작은 편이다. 기어 변속기의 위치 또한 다른 세단 대비 꽤 높아 운전하기에 편리하다. 다만 실내 곳곳에 세심한 마감 처리는 아쉽다. 특히 트림 간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진다. 시승차인 알뤼르 트림에는 플라스틱 소재가 비교적 많이 쓰였고, 모든 시트는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 GT 라인부터 고급 나파 가죽 시트 및 전동식 시트 조절이 적용된다. 여기에 8포켓 마사지 기능까지 사용 가능하다. 508의 고급감을 느끼고 싶다면 2.0 GT 라인부터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운전대를 잡았다. 508 디자인이 전하는 감성이 주행에도 그대로 이어질까. 일단 130마력의 1.5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푸조 508은 부드러운 변속 질감은 물론 모든 영역에서 가볍고 경쾌하다. 수치상으로는 그리 눈에 띄는 출력은 아니지만 저속에서 초기 반응이 빠르고 실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엔진회전구간에서 경쾌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고속 주행에서는 세단 치고 거침 없지만 ‘거침없다’는 느낌보다 ‘안정적이다’라는 인상이 더 강하다. 일반 주행 보다는 스포츠 모드로 두고 달리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508의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등 3가지가 있다. 기어 레버 위쪽에 위치한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눌러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계기판 색상이 바뀌면서 가속 페달 및 운전대 반응이 약간씩 달라진다. 운전대는 단단해지고, 가속 페달을 눌러 밟을 때마다 묵직한 배기음이 바닥을 타고 웅웅 올라온다. 잠시 기어를 낮추고 엔진 회전수를 높이기도 한다. 다만 극적인 변화는 아니다. 안전을 위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넣었다. 푸조 508은 모든 트림에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방지, 오토 하이빔 어시스트,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운전자 주의 경고 등 다양한 안전 사양이 들어간다. 단 알뤼르 트림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스톱 앤 고와 차선 중앙 유지 기능이 포함된 드라이브 어시스트 플러스 팩이 없다. 신형 508이 국내 출시된 지 2개월이 지났다. 얼마 전엔 508의 국내 반응을 살피기 위해 푸조 CEO 장-필립 임파라토(Jean-Philippe Imparato)가 방한했다. 그는 ‘전세계적인 SUV 열풍 속에서 신형 508이 세단의 귀환을 이끌었다’고 자평할만큼 신형 508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넘쳤다. 이날 그가 강조한 푸조 508의 핵심 메시지는 ‘즐겨라(Enjoy)’였다. 실제로 508은 즐기기에 충분한 차였다. 2열석에 앉아보면 생각보다 좁은 머리 공간 등으로 당황할 수 있지만 일상에서 ‘운전자’가 주행의 즐거움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특히 실내・외 디자인 등 여러 감성적인 요소들은 이를 알뜰히 채워준다. 편안함이나 실용성보단 즐거움, 멋을 위한 세단이다. 한편 푸조 508은 1.5 디젤 엔진을 탑재한 알뤼르와 2.0 디젤 엔진을 탑재한 알뤼르, GT 라인, GT 등 총 네 가지 트림이 있다. 가격은 각각 3,990만 원, 4,398만 원, 4,791만 원, 5,129만 원이다. 이 밖에 푸조 508의 왜건 모델인 508 SW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고, 향후 508 하이브리드 등도 국내 출시할 전망이다.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
  • [시승기] 유쾌하고 편안한 SUV ‘시트로엥 C4 칵투스’
    시승기 2019-02-15 14:27:28
    5년 전, 개성을 뽐내며 등장만으로 시선을 압도한 차가 있다. 시트로엥의 ‘C4 칵투스’다. 올록볼록한 에어범프가 자동차 양 옆에 커다랗게 붙었고, 당시만 해도 조금은 낯설었던 버튼식 기어 변속기에 여행용 가방 같은 실내 도어 손잡이와 대시보드 수납함을 달았다. 강한 개성 탓에 호불호도 극명하게 갈렸다. 그런 C4 칵투스가 대중에 조금 더 다가갔다. 오목조목 살펴보면 여전히 개성 넘치는 자동차지만 이번엔 편안함까지 갖췄다. 실내 시트 뿐만 아니라 변속기, 서스펜션 등 주행과 승차감을 결정짓는 요소들에 신경썼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제주도로 날아가 신형 C4 칵투스를 만났다. 흐린 날씨에 바람 부는, 아직은 겨울이 느껴지는 날씨였다. 이날 시승은 2인 1조로 이뤄졌다. 직접 운전한 구간은 제주시 함덕 호텔을 출발해 서귀포시 어라운드폴리 카페까지 약 30km.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전 모델과 비교해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주목해 살펴봤다. #덜어낸 디자인 먼저 이전 모델에서 차량 측면과 램프 주변을 감싸던 문콕 방지용 에어범프를 대폭 줄였다. 호불호가 갈릴 만한 요소를 덜어낸 것. 도어 하단에 한 줄로 배치해 스크래치 방지 기능은 유지했다. 안개등과 에어범프 인서트는 레드, 화이트 크롬실버 컬러칩 액세서리로 취향에 따라 조합할 수 있다. 둥글둥글하면서 귀엽고 선한 인상은 그대로 유지했다. 유선형 보디 라인과 둥글게 처리된 요소들이 어우러지며 볼륨감과 존재감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시트로엥의 더블 쉐브론 로고를 LED 주간등까지 확장해 차량에 안정감을 더하고 헤드램프를 주간등 하단에 배치해 브랜드 특유의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리어램프에는 3D 효과를 넣어 후면부 디자인이 보다 입체적으로 바뀌었다. 인테리어의 경우 기존의 독특한 디자인 요소는 유지하면서 최신 차량들에 두루 쓰이는 기능을 추가했다. 운전자의 시야를 고려해 가로로 길게 뻗은 대시보드, 소파형 시트, 여행용 트렁크에서 영감을 얻은 가죽 스트랩 형식의 도어 핸들과 트렁크 스타일을 활용한 대시보드 수납공간은 그대로다. 웬만한 성인 주먹보다 컸던 핸드 브레이크는 얇고 가늘어졌다. 여기에 스티치를 적용해 고급감을 더했다. 소파형 시트는 1인용 안락의자처럼 등받이가 매우 넓고 폭신하다. 특히 이전 모델보다 2mm 두께의 일반 폼 대신 15mm 의 고밀도 폼을 사용해 안락하면서도 부드럽게 몸을 받쳐 준다. 물리적인 버튼은 최소화했다. 버튼식 기어 변속기도 없앴다. 대신 레버식으로 바꿨다. 공조 장치, 차량 설정 등의 정보는 7인치 멀티 스크린을 통해 조작할 수 있다. 남은 건 시동 버튼과 함께 음량 조절 다이얼, 비상등, 차량 잠금 장치 버튼 등 뿐이다. 덕분에 산만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독특한 실내 디자인 요소의 개성이 더욱 빛을 발한다. 이 밖에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미러링크를 지원하는 시트로엥 미러스크린도 탑재해 편의성을 강화했다.#접근이 쉬운 공간 C4 칵투스는 특히 공간에 대한 가치가 꽤 높다. 소형 SUV가 가질 수 있는 공간적인 한계를 이들 만의 방식으로 극복했다. 차량 실내의 수납 공간 형태가 일반적인 차량들과 조금씩 다르다. 수납 용량 보단 이용자의 접근에 대한 얘기다. 곳곳의 수납 공간이 직관적이고 간결하다. 대표적인 예가 대시보드에 위치한 글로브박스다. 기존 글로브 박스에 위치하던 조수석 에어백을 루프로 옮기면서 8.5리터의 넓은 수납 공간을 확보했다. 여기에 조수석 하단으로 열리는 일반적인 글로브박스와 달리 위로 뚜껑을 열듯 여는 방식이어서 운전석에서도 손이 쉽게 닿고 사용하기에도 편리하다. 물건이 쏟아질 염려도 없다. 컵홀더나 휴대폰 꽂이 등의 앞좌석 수납 공간은 모두 운전하다가 시선을 크게 빼앗기지 않고도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도어 트림의 수납 공간은 애매하게 굴곡져 있는 다른 차량들과 달리 반듯하고 평평해서 접근성과 활용도가 높다. 트렁크 공간은 여유롭고 깊다. 358 리터의 트렁크는 벤치 폴딩 형식의 2 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 최대 1,170 리터까지 늘어난다.#부드러운 주행감 C4 칵투스는 일상에서 적절한 힘과 부드러운 주행감을 발휘한다. 1.5 BlueHDi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했다. 새롭게 적용된 1.5 BlueHDi 엔진은 기존 1.6 BlueHDi 엔진보다 21 마력 높아져 최고출력 120 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30.61kg·m다. 특히 주행감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신호 대기 구간과 통행량이 많아 가다 서다를 반복했던 제주 도심에서 이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기존에는 저속에서 변속할 때 울컥거림이 크게 느껴졌는데, 이번에 새로운 6단 자동 변속기가 적용되면서 그 충격이 대폭 사라졌다. 시승 구간은 주로 왕복 2차선 국도였다. 대부분 도로가 깨끗하게 포장돼 있었지만 마을을 만날 때마다 비포장 구간이나 울룩불룩한 노면을 마주쳤다. 신형 C4 칵투스는 과속 방지턱이나 노면의 요철을 꽤 부드럽게 넘는다. 다만 앞좌석과 뒷좌석의 승차감 차이가 큰 편이다. 요철을 넘을 때 뒷좌석은 툭 떨어지며 충격이 꽤 있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주행감은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프로그레시브 하이드롤릭 쿠션 TM 서스펜션’의 역할이 크다. 댐퍼 상하에 두 개의 유압식 쿠션을 추가해 노면의 진동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노면 충격이 발생할 때 유압식 쿠션이 댐퍼의 급격한 수축과 이완을 조절한다. 실제로 구형 칵투스와 신형 칵투스의 서스펜션을 비교하는 범핑 구간에서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구형 칵투스는 다소 산만하게 통통 튀는 느낌이었다면, 신형은 좀 더 중심을 잡고 안정적으로 넘는 느낌이다. 여기에 두툼하고 탄력있는 직물 시트가 노면으로부터 전달되는 진동을 억제해 편안한 승차감을 더한다. 이 밖에도 신형 C4 칵투스에는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차선 이탈 경고,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파크 어시스트, 운전자 주의 경고 등 12 가지 주행 보조 시스템과 5가지 노면 상태에 따라 구동력과 제동력을 조절하는 그립 컨트롤을 더해 안전성과 주행 편의성을 높였다. 차량 가격은 필 트림 2,980만 원(2,944만 원), 샤인 트림 3,290만 원(3,252만 원)이다. (괄호 안은 올해 6 월까지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인하 적용 가격)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
  • [시승기] 링컨 MKC, 조용하고 고급스런 럭셔리 소형 SUV
    시승기 2019-01-14 01:36:29
    수입차의 재미는 이런데 있지 않을까. 대중적인 인기를 노리기보다는 작은 시장을 고려한 멋진 차 말이다. 링컨의 MKC 역시 그런 차다. 소형 SUV 차체를 가졌지만 실내는 럭셔리다. 대형 고급 세단보다 조용하며 가솔린 엔진의 주행 감성은 부드럽다. 숨겨진 보석 같은 차다. 크고 넓고 강한 차를 지향하는 세상에서 이런 존재도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 가솔린 SUV의 맛 링컨 MKC를 시승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새로움. 엔진 시동 버튼은 엉뚱한 곳에 들어있으며 변속기도 역시 버튼 타입이다. 대시보드를 천천히 살펴봐야 이 차의 성격을 알 수 있다. 대리운전을 불렀다면 십중팔구 시동 거는 방법을 설명해야할 터. 일단 인포테인먼트 좌측 상단의 시동 버튼을 누르고 주행을 시작한다. 시트는 앉는 순간 부드럽다. 그리 크지는 않아서 바싹 조이는 느낌이지만 부드러운 촉감이 만족스럽다. 운전석의 앞뒤 공간은 의외로 넓다. 운전자를 위해 시트가 앞뒤로 움직이며 탑승을 돕는 기능도 있다. 시동 버튼 아래의 변속기 버튼에서 D를 누르고 주행을 시작한다. 조용하다. 그리고 부드럽다. 일단 조용함을 설명하자면 노이즈 캔슬링 기술이 들어갔다. 실내에 들어오는 소음과 반대 주파수를 스피커로 내보내 귀를 속이는 기술이다. 문짝의 유리는 이중으로 접합했다. 중간에 공간을 두어 소음 유입을 억제한다. 모두 국산차로 치면 최고급 대형 세단에 들어가는 기술이다. 소형 SUV에서 만나니 새롭고 반갑다. 부드러움은 2.0리터 GTDI 가솔린 엔진과 6단 변속기 덕분이다. 최고 출력은 245마력(㎰)이고 최대 토크는 38.0kg.m다. 미국의 고급 브랜드 링컨의 4기통이다. 6기통이 아닌 것이 아쉽지만 출력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주행 질감은 매우 부드럽다.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서스펜션이 모두 부드러움을 지향한다. 여기에 말랑한 시트까지 힘을 합치며 푹신한 느낌을 전달하니 탑승자는 고급 세단에 앉은 느낌을 받는다. 가속을 시작하면 상시 사륜구동인 인텔리전트 올 휠 드라이브가 시작된다. 계기반 앞에도 작동 상태가 보인다. 앞, 뒷바퀴에 동력을 배분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물론 운전하는 동안 집중하며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잠시 살펴보니 일반적인 도로의 가속에서도 앞과 뒷 바퀴에 동력을 정교하고 배분하고 있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앞바퀴에 힘을 쏟지만, 추월을 위한 가속이다. 출발에서는 모든 바퀴에 동력을 전달한다. 가솔린 SUV에 연비를 위한 오토 스타트 스톱 기능을 더했다. 우리나라 가솔린 SUV에서는 보기 힘든 기능이다. 복합기준 공인 연비는 리터당 8.5km. 고속도로에 올라서야 리터당 10.3km의 성적을 낸다. 수치만 살펴보자면 중대형 가솔린 세단과 비슷한데 이 차는 사륜구동이고 SUV인 것을 고려하면 나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사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최근의 자동차 연비가 극적으로 개선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부족한 연비다. # 최고의 개선, 라디에이터그릴 디자인 변경 2018년부터 MKC는 얼굴을 바꿨다. 이 차에 적용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그것이다. 기존에는 가로로 길쭉한 날개 모양의 그릴을 사용했다. 링컨의 자동차가 대체로 그랬듯 디자인에서 무엇인가 이질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새로운 디자인은 아주 작은 변화로 차를 호감형을 바꾸었다. 링컨의 앰블럼을 형상화해서 반짝이는 크롬을 더한 그릴은 안정감 있고 고급스럽다. 그다지 높지 않은 차체는 SUV라고 말하기 어색할 정도다. 1640mm의 높이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탑승하는 자세나 차에 물건을 싣고 내리는 자세 모두 편안하다. 실내에 앉으면 세단보다 조금 더 높은 운전석에서 차이를 느낀다. 운전하기에는 편리하고 타고 내리고 짐을 싣기에도 편리하다. 길이는 4550mm로 주차 부담도 없다. 2690mm의 휠베이스는 이 차가 뒷좌석까지 넉넉한 공간을 갖췄음을 말해준다. 최근 쿠페형 디자인이 유행하면서 C필러를 낮게 눌러 뒷좌석 헤드룸이 좁아지는 추세가 이어지지만 MKC는 절묘한 선까지만 유행을 따랐다. 성인 남성이 앉아도 그리 좁지 않은 실내는 파노라마 썬루프와 만나 개방감을 더한다. 링컨이 작은 SUV를 만들면서 의외로 꼼꼼하게 신경 썼다는 느낌을 준다. 뒷모습은 개성 있다. 가로로 길게 들어간 빨간 조명은 특히 밤에 빛난다. 다소 어색한 일자 눈썹 모양이었는데 우리나라 길거리에서도 이제는 익숙하다. 이외 비슷한 디자인의 국산차 리어램프가 등장하면서부터다. 그런데 링컨은 과거 디자인에도 이런 모양을 사용했다. 꽤 오래된 일이다. 시인성도 좋고 디자인도 어색하지 않다. 리어램프까지 모두 들어 올리는 트렁크 문짝은 이 차의 특징이다. 소형 SUV인 만큼 공간 활용을 위해서 노력한 점이 보인다. 트렁크 높이 역시 적당해서 짐을 싣는데도 편리하다. 발동작으로 열고 닫는 것 역시 편리한 옵션이다. 좀 더 본격적으로 짐을 실으려면 뒷좌석을 접으면 된다. 끝이 약간 올라오는 형태로 마무리되지만 넓고 긴 짐을 실을 수 있다. # 오래 타야 느껴지는 승차감 우리나라에서 SUV는 디젤 엔진이 익숙하다. 아마도 공식처럼 디젤을 선택한다. 가솔린 엔진을 선택했다가는 엄청난 기름값에 큰 난리가 날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현명한 소비가 필요하다. 연간 주행거리가 1만km도 안 되는 자동차가 수두룩하다. 보험사에서 마일리지 할인을 받는 차도 그렇다. 비록 소음이나 진동은 아쉽지만 연비 좋은, 장거리 달리기 좋은 디젤을 선택하는 상황은 일부에서는 비합리적인 소비로 볼 수 있다. 가솔린 엔진은 보다 단순하고 기술에 들어가는 비용. 소위 로열티가 상대적으로 적어 값이 싸다. 일반적으로 동급 가솔린 차가 200~300만 원 저렴한 것이 그 이유다. 연비는 조금 떨어지지만 조용하고 부드럽다. 차를 타는 동안 만족도가 높다. 가속도 부드럽다. 그래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해준다. 소리도 조용하다. 오래 타야 이런 차이를 느낀다. 소음, 승차감, 효율을 생활 패턴에 맞는지 확인하는 데에는 적어도 1년이 걸릴 것. 이 차는 주행거리가 많지 않고 고급스러운 차를 원하지만 주차를 포함한 일상생활에서 작은 차를 선호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다일 기자 auto@autocast.co.kr
  • [시승기] 그릇 키운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칸
    시승기 2019-01-11 09:55:03
    쌍용자동차의 ‘-스포츠’ 시리즈를 볼 때마다 못내 아쉬웠다. SUV와 픽업트럭 그 중간 어딘가에 있는 느낌이 들어서다. 좋게 보면 두 가지 성격을 아우르지만, 냉정하게 보면 어중간하다. 작년 초 G4 렉스턴에 숏데크를 붙인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하면서 ‘트럭’이라는 말 대신 ‘오픈형 SUV’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그렇다. 이번엔 진짜 픽업트럭을 내놨다. 렉스턴 스포츠의 차체와 짐칸을 키운 ‘렉스턴 스포츠 칸’이다.그릇의 크기가 커지면서 버틸 수 있는 무게도 늘었다. 더 많이, 무겁게 담을 수 있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보다 차체의 길이가 310mm 늘었고, 데크가 300mm 늘었다. 최대 700kg까지 짐을 실을 수 있다. 렉스턴 스포츠는 400kg가 최대였다. 단 5링크 서스펜션이 달린 모델을 선택하면 적재함의 크기가 같더라도 적재 중량은 500kg로 줄어든다. 렉스턴 스포츠 칸은 선호와 용도에 따라 후륜 서스펜션을 달리 선택할 수 있다. 파워리프 서스펜션과 5링크 서스펜션 두 가지로, 이날은 두 모델 모두 시승했다. 5m가 넘는 거대한 칸의 몸집은 가히 압도적이다. 게다가 짐칸에는 제리캔 3통, 스페어 타이어 4개와 함께 묵직한 도끼가 얹혔다. 이것만으로 이 차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투박하고 거친 화물차이자 오프로드도 문제 없는 차라는 정도. 사실 시승차에 화물을 잔뜩 실은 데에는 한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승차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시승차에 장착된 파워리프 서스펜션은 주로 화물차에 쓰이는 판스프링 방식의 서스펜션이다. 이를 적용하면 적재 한계가 높아지는 대신 주행 시 탑승 공간과 적재 공간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들기 쉽다. 이 때 뒤에 무게를 실어주면 승차감이 비교적 안정된다.서울 양재를 출발해 소남이섬으로 향했다. 전반적인 주행감이나 승차감은 렉스턴 스포츠와 비슷하다. 운전대 감각이나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의 반응은 가볍고 부드럽다. 차체가 커도 부담없이 운전할 수 있는 이유다. 특히 진동과 소음을 훌륭히 잡았다. 공회전 상황은 물론 주행을 시작해도 마찬가지다. 고속으로 갈수록 귓가에 풍절음이 울리지만 노면 소음이나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을 최대한 억누른 것이 인상적이다. 파워트레인에서는 장인정신(?)을 발휘하는 쌍용차다. 이번에도 2.2리터 디젤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커진 차체에 늘어난 적재 능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토크 수치만 조금 늘렸다. 최고출력 181ps(4,000rpm), 최대토크 42.8kg·m(1,400~2,800rpm)다. 가속력은 박진감 넘치진 않지만 꾸준하고 부드럽다. 과속 방지턱이나 요철을 넘을 때는 다소 튀는 경향이 있는데, 오프로드에서의 유연한 움직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할 만 한 수준이다. 칸의 외관은 커진 차체 크기와 그릴 디자인, 후면부에 붙은 KHAN 레터링 엠블럼으로 렉스턴 스포츠와 구분할 수 있다. 실내는 큰 차이가 없다. 칸 전용으로 블랙 헤드라이닝을 넣었지만, 사실상 블랙보단 다크 그레이에 가깝다. 길고 가느다란 다리로 운전자를 다소 불안하게 만들던 기어 레버 디자인은 안정감있게 바뀌었다. 2019년 형 G4 렉스턴의 것과 같다. 소남이섬에 도착해 쌍용차가 마련한 오프로드 코스를 체험했다. 주행 코스는 사면 경사로, 자갈길, 통나무 범피, 모굴 등으로 구성됐다. 먼저 오르막 경사로 꼭대기에 올라 내리막 경사로 저속 주행 장치를 켰다. 내리막에서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모두 떼자 4km/h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며 안전하게 내려갔다. 단 어느 쪽 페달이든 살짝이라도 발이 닿으면 이 기능은 자동으로 해제되기 때문에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이어 자갈과 통나무 등 험로 탈출 코스를 지났다. 쌍용차의 4륜 구동은 운전자의 판단에 따른다. 주행 환경을 보고 운전자가 직접 2WD나 4WD High 또는 4WD Low를 선택해야 한다. 모드를 바꾸기 위해서는 변속기를 N에 두고 그 아래에 있는 레버를 돌려야 한다. 마음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면 계기판에 변경된 구동 모드의 표시가 뜨면서 준비를 마친다. 험로 탈출 능력은 기대 이상이다. 높은 모래 언덕이 울퉁불퉁하게 배치된 모굴 코스에서는 바퀴 한 쪽이 뜨거나 빠진 상황에서도 능숙하게 빠져 나왔다. 바퀴가 헛도는 상황에서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밟으니 바닥에서 뭔가 걸린 듯한 ‘턱’ 소리가 나면서 탈출한다. 접지력이 살아있는 바퀴 쪽에 힘을 몰아 주는 차동기어잠금장치 개입 덕분이다. 쌍용차에 따르면 일반차동기어장치가 적용된 모델 대비 등판능력은 5.6배, 견인능력은 4배 가량 우수하다. 다만 파워리프 서스펜션을 장착한 모델은 오프로드 코스가 다소 험난해지는 곳에 다다르면 구조 특성상 노면과 차량 바닥이 닿기도 했다. 쌍용차가 SUV 전문 브랜드로 방향을 확실히 잡아 그릇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이번 칸 출시를 통해 더욱 풍성해졌다. 이용자들의 선호와 용도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G4 렉스턴을 비롯해 숏 데크를 장착한 렉스턴 스포츠, 여기에 롱보디 버전인 칸은 세부적인 선택지도 늘렸다. 적재 한계를 크게 높인 파워 리프 서스펜션 모델(파이오니어)을 마련해 다양하고 본격적인 레저활동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다이내믹 5링크 서스펜션(프로페셔널)은 보다 안정적인 승차감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채운다. 렉스턴 스포츠 칸에 대한 시장 반응은 고무적이다. 이날 시승 행사에 깜짝 등장한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지난 3일 렉스턴 스포츠 칸의 판매를 시작하고 나서 하루 평균 250대 정도 계약이 되고 있다”며 “이 추세라면 월 판매 5000대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계획보다 반응이 더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만큼 올해는 칸을 포함한 렉스턴 스포츠를 지난해보다 1만대 늘어난 5만 2000대 정도 판매할 계획”이라며 “올해 16만 3000대를 판매 목표로 잡고 흑자 전환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렉스턴 스포츠 칸의 가격은 파워리프 서스펜션을 장착한 파이오니어X(Pioneer X) 2,838만 원 파이오니어S(Pioneer S) 3,071만 원이다. 5링크 서스펜션을 장착한 모델인 프로페셔널X(Professional X) 2,986만 원, 프로페셔널S(Professional S) 3,367만 원이다.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
  • 닛산 준중형 SUV ‘엑스트레일’ 주목할 3가지
    시승기 2019-01-04 14:34:25
    한국 닛산이 새해 첫 신차로 준중형 SUV ‘더 뉴 닛산 엑스트레일’을 내놨다. 이번에 선보이는 엑스트레일은 지난 2017년 출시된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이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역동적인 디자인과 편안하고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내세워 판매를 시작한다. 별다른 신차가 없는 한국 닛산에게 엑스트레일은 올해 말 신형 알티마가 나오기 전까지 판매를 이어 나가야 할 주요 모델이다. 지난 3일 용인 플라이스테이션에서 열린 닛산 엑스트레일 시승 행사에서 정승민 한국닛산 상품기획 팀장은 구체적인 판매 목표를 밝히진 않았지만 “엑스트레일은 전 세계에서 많이 팔리는 SUV이기 때문에 그 명색에 걸맞게 국내에서도 경쟁 차량보다 다소 많은 판매를 기록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역동적인 디자인지난 2013년에 등장한 3세대 엑스트레일은 전 세대와 같이 SUV의 DNA는 유지하되 차량 콘셉트를 온로드 지향으로 바꾸면서 디자인에 많은 변화를 줬다. 이번 3세대 부분변경 모델은 닛산의 패밀리룩인 V-모션 그릴과 부메랑 형태의 풀 LED 헤드램프 및 테일램프를 적용하고, 전면부의 날렵한 선과 후면부로 이어지는 곡선을 통해 역동적인 외관을 완성했다. 이와 함께 크롬 사이드실 몰딩과 루프레일로 역동성을 한층 강조했다. 실내의 경우 시트와 기어노브, 도어 트림 일부분 등에 가죽 소재를 적용해 피부가 닿는 부분을 신경썼다. 다만 실내를 구성하고 있는 버튼류 등에 적용된 플라스틱 재질은 썩 좋지 않고, 버튼이나 다이얼의 조작감도 아쉽다. #여유로운 공간엑스트레일의 가장 큰 장점은 공간이다.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690mm, 1830mm, 1725mm다. 준중형 SUV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중형급에 가까운 여유로운 공간을 갖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닛산 측은 이날 행사에서 엑스트레일의 경쟁 모델로 혼다 CR-V와 토요타 라브4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이들 대비 가장 긴 휠베이스(2705mm)를 갖췄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급 대비 꽤 넉넉한 2열 무릎 공간을 갖췄으며, 2열 뒷좌석은 슬라이딩/리클라이닝이 가능하고 40:20:40 비율로 조정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65리터이며 좌석들을 모두 접을 경우 1,996리터까지 늘어난다. #부드럽고 무난한 주행 질감국내 판매되는 엑스트레일의 모든 트림은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를 얹었다. 이날 상품 설명을 맡은 정승민 한국닛산 상품기획 팀장은 “2.5L 가솔린 엔진은 가장 검증된 엔진이다”라며 “가장 친숙하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파워트레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재미없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CVT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자동 변속기와 비슷한 변속 충격을 주도록 로직을 적용했다. 맥시마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승에서 도심과 고속도로, 와인딩 구간을 포함해 50km 가량 주행해보니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무난한 주행 질감이 특징이다. 한국 닛산은 엑스트레일을 ‘익사이팅(X-citing) SUV’로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 주행에서 역동적인 주행 감각을 기대하긴 어렵다. 오히려 온 가족이 함께 탈 수 있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주행감에 초점이 맞춰 있는 듯했다. 조향감은 가볍고 부드럽다. 과속 방지턱이나 노면 요철을 넘을 때에는 탁탁 치고 오르내리기 보다 유하고 안정적이다. 출발 시 가볍고 경쾌하게 나가지만 다시 속도를 붙이거나 하는 상황에서 시원한 가속감과 역동성은 부족하다. 조금 심심한 듯한 주행감이지만 일상에서 큰 스트레스없이 무난하게 주행하기에 알맞다. 이 외에도 다양한 편의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발을 차는 동작만으로 트렁크 개폐가 가능한 핸즈프리 파워 리프트게이트와 함께 운전석 6방향 파워시트, 2방향 럼버 서포트, 열선 내장 스티어링 휠, 파노라마 선루프 등을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더 뉴 닛산 엑스트레일의 판매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2WD 스마트 3,460만 원, 4WD 3,750만 원, 4WD 테크 4,120만 원이다. (개소세 인하분 반영) 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
  • [시승기] 더 뉴 카마로SS, 이젠 범블비가 아니다
    시승기 2018-12-18 09:46:15
    카마로는 몰라도 범블비는 안다. 2007년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했던 샛노란 카마로를 기억한다. 어느덧 트랜스포머는 5편으로 끝이 났다. ‘범블비’라는 이름은 다른 차에 붙여져 곧 새로운 영화로 등장한다. 그 사이 카마로 SS도 변했다. 5세대에서 6세대로 거듭났다. 더 이상 영화 속 범블비가 아니다. 6세대 카마로 SS의 부분변경 모델을 보러 용인 스피드웨이로 향했다. 전 날 폭설이 내린 데 이어 한파가 닥쳤다. 혹시라도 미끄러져 넘어질까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내딛는다. 이럴 땐 머슬카도 별 수 없다. ‘그르렁’ 소리와 함께 드리프트로 등장한 ‘더 뉴 카마로 SS’ 역시 이 날 만큼은 이따금씩 움찔거리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카마로는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6세대에 걸쳐 진화했다. 이번 카마로 SS는 부분 변경을 거치며 꽤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먼저 머슬카다운 두툼한 몸집을 유지하면서도 세부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다듬었다. 성냥갑을 쌓아 올린 듯 각지고 투박했던 부분을 대패로 쓱쓱 벗겨낸 모습이다. 곳곳이 날카로워졌다. 새로운 헤드램프는 LED 램프로 줄을 그어 감쌌다. 보다 날렵한 인상을 준다. 헤드램프와 같은 높이에 있던 보타이 엠블럼은 정중앙으로 자리를 바꿨다. 크롬을 두른 엠블럼의 속은 텅 비었다. 들끓는 V8 엔진이 마음 편히 제 능력을 과시할 수 있도록 숨구멍을 터준 것이다. 그릴도 더욱 커졌다. 후면부는 카마로 SS의 고유 디자인 요소를 더했다. 전용 블랙 보타이, 신규 LED 테일램프, 대구경 듀얼 머플러 등을 적용했다. 우락부락한 차체에 얹힌 앙증맞은 리어 스포일러는 머슬카의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실내 역시 극적인 변화는 없다. 그 말은 즉 이전 모델과 같이 어딘가 심심하고 투박하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세부적인 부분에만 손을 댔다. 8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최신 쉐보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새롭게 넣었다. 디스플레이는 최근 시승한 말리부 부분변경 모델과 마찬가지로 깔끔하고 시인성이 좋다. 마냥 터프할 것 같지만 세심한 면도 있다. 먼저 후방 상황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룸미러다. 캐딜락 CT6와 XT5에 이미 적용된 기능이다. 차량 뒤쪽 상황을 후방 카메라를 통해 룸미러로 보여준다. 후방을 넓은 화각으로 보여주지만 사람 눈의 시야각과 괴리가 있어 처음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영 어색하다면 기존의 ECM 룸미러로 전환할 수 있다. 이 외에 24가지 색상으로 설정 가능한 앰비언트 라이팅도 있다. 더 뉴 카마로 SS는 연비와 효율을 따지는 요즘 보기 드문 대배기량 차다. 6기통 및 4기통 엔진 모델 등 을 통해 현실에 맞는 타협점을 마련하면서도 여전히 V8 엔진을 지키고 있다. 이번에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은 8기통 6.2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얹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10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가 조합을 이뤘다. 시승 코스는 서킷 두 바퀴. 헬멧을 쓰고 시승차에 앉았다. 푹 잠긴 듯한 시트 포지션으로 어떤 차에 올라 탔는지 단 번에 실감할 수 있다. 서킷의 노면은 전 날 내린 눈으로 살짝 젖어 있다. 시승차는 서머타이어를 낀 후륜 구동차다. 상황과 여건을 고려해 드라이빙 모드는 스포츠로 뒀다. 연석이 매우 미끄러우니 절대 밟지 말라는 인스트럭터의 지시와 함께 출발했다. 드라이빙 모드는 투어(Tour), 스포츠 (Sport), 트랙(Track), 스노우/아이스(Snow/Ice)가 있다. 트랙 모드는 스포츠 모드보다 핸들링과 서스펜션 등이 더욱 단단하고 민감해진다. 해당 모드에서 최고출력 453마력, 최대토크 62.9 kg.m의 힘을 다루려면 운전자의 세심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역시 머슬카는 직선 주로를 달릴 때 빛을 발한다. 직선로에 들어서 가속 페달을 밟으니 폭발적인 힘으로 돌격한다. 페달을 나눠 밟아가며 속도를 붙이니 10단 변속기와 어우러져 빈틈없이 힘을 발휘한다. 안팎으로 들리는 걸걸한 엔진음은 그 재미를 배가시킨다. 신형 카마로의 제로백은 4초. 초반 발진력을 돕는 라인락(Line Lock) 기능이 포함된 커스텀 론치 콘트롤 시스템을 탑재해 레이싱 머신다운 면모를 갖췄다. 강력한 힘에 걸맞은 제동 성능을 갖추기 위해 고성능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을 장착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차량의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첨단 기술들이 작동하고 있다. 후륜 브레이크의 독립적인 콘트롤을 통해 코너링 제어력을 최적화하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과 더불어 1초당 1000번 이상 노면의 상태를 파악해 댐핑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은 차체를 보다 정밀하게 제어한다. 달리는 데만 집중한 단순한 차는 아니다. 총 8개의 첨단 에어백을 비롯해 전자제어 주행안전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차선변경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후방 카메라 및 후방 주자 보조 시스템, 런플랫 타이어를 적용해 안전에 대비했다. 보행자와 충돌하면 후드 부위를 들어 올려 보행자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액티브 후드 시스템도 적용했다. 선택 가능한 외장색은 화려한 원색보다 무채색이 많다. 턱시도 블랙(Tuxedo Black), 플레이밍 레드(Flaming Red), 애쉬 그레이 (Ash Grey), 다크 쉐도우(Dark Shadow Metallic) 등 총 4가지다. 범블비를 상징하던 노란색은 사라졌다. 강렬한 주행 성능 만큼이나 색상도 더욱 화려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차량의 경쟁력으로 ‘가격’이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고출력의 V8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차량을 5000만원대에 구입하기 쉽지 않다는 것. 물론 연비나 자동차세 등을 생각하면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더 뉴 카마로 SS의 가격은 5,428만 원이다. 스콜피온 레드 인테리어가 적용된 볼케이노 레드 에디션은 5,507만 원이다. 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
  • [시승기] 가벼운 일상의 자동차 ‘스토닉 1.0 터보’
    시승기 2018-12-07 17:40:19
    데일리카, 데일리룩 등 일상생활에서 무난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 앞에 ‘데일리(daily)’라는 단어를 자주 붙인다. 일상용이지만 ‘데일리’를 붙이기 위한 요건은 꽤 까다롭다. 부담스럽지 않은 디자인과 실용성, 비용 등 전반적으로 무난함을 갖춰야 하기 때문. 데일리카로 제격인 차를 만났다. 기아차의 소형 SUV ‘스토닉’을 시승했다. 그 중에서도 1.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스토닉 디젤과 가솔린 모델을 순서대로 선보이고 올해 8월 1.0 터보 모델을 추가했다. 1.0리터의 소배기량이 주는 한계를 터보로 극복했다. 실제로 1.4리터 가솔린 모델보다 출력이나 토크 등 성능이 더 뛰어나다. 1.0리터 터보 엔진은 스토닉보다 좀 더 큰 기아차의 유럽 판매 모델 ‘씨드’에도 들어간다. 사실 유럽 시장에서는 1.0리터 엔진을 얹는 것이 자연스럽다. 폭스바겐 골프, 푸조 308 등으로 판매량도 많다. 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이를 충족하기 위해 이보다 상위의 차급에 들어가기도 한다. 최근엔 1.35리터 엔진을 얹은 중형 세단 ‘더 뉴 말리부’가 국내에 출시되기도했다. 시승차는 1.0 T-GDI 가솔린 엔진과 7단 DCT를 얹었다. 시동을 거니 발 끝과 손 끝, 시트를 타고 뽈뽈뽈 진동이 흐른다. 3기통이라는 태생적 한계에서 오는 진동은 어쩔 수 없다. 주행을 시작해도 엔진의 진동과 소음이 어느 정도 계속 이어진다. 진동과 소음에 예민한 운전자라면 가솔린 기본 모델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최고출력은 120마력(6,000rpm), 최대토크는 17.5kgf·m(1,500~4,000rpm). 120마력은 스토닉에 부족하지 않은 출력이다. 짜릿한 주행 성능이나 속도를 위한 용도의 차량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틀 간 시승차를 타고 도심과 고속화도로를 오갔다. 초반 가속시 예민하게 반응하는 편은 아니지만 실용 영역에서의 경쾌한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가볍고 가뿐하게 가속하며, 작은 차체가 주는 민첩한 움직임은 주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운전대의 움직임이나 반응은 가벼워 운전하기 편안하다. 첫 차를 모는 사람들 혹은 초보 운전자가 운전하기 제격이다. 여기에 ‘드라이브와이즈’라고 불리는 기아차의 운전자보조시스템을 선택하면 차로이탈보조, 후측방추돌경고, 전방충돌방지보조, 운전자주의경고 등을 사용할 수 있어 더욱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다. 승차감은 살짝 단단한 편이다. 웅덩이나 과속방지턱 등 노면의 요철을 깔끔하게 거르진 못하지만 큰 스트레스 없이 무난하게 탈 만한 수준이다. 연비는 17인치 타이어 기준 13.5km/l다. 실연비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틀 간 도심과 고속화도로를 번갈아가며 주행하는 동안 실연비는 13km/l과 15km/l사이를 오갔다.디자인은 스토닉의 디젤이나 가솔린 모델과 별 다른 차이가 없다. 가장 가까운 경쟁 모델,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와 비교해 봤다. 코나는 범퍼에 붙은 장식을 비롯해 개성 강한 디자인 요소가 많은데 반해, 스토닉은 담백하면서 차분하다. 또 코나보다 차체 높이가 조금 더 낮아 안정적인 인상을 준다. 이런 느낌은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스토닉 운전석에 앉으면 SUV의 껑충함이 덜해서인지 위로 살짝 들어 올린 해치백이나 소형 세단을 운전하는 듯하다. 2열의 경우 코나보다 스토닉의 뒷자리가 조금 더 실용적이다. 2열 바닥의 센터 터널이 코나보다 낮기 때문에 가운데 자리에 앉는 사람이 보다 편하다.동급 차량들과 비교해 풍부한 사양을 갖춘 편이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강점이기도 하다. 스토닉은 이번에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통풍시트가 추가됐다. 스토닉 1.0 터보, 1.4 가솔린, 1.6 디젤 모델의 가장 상위 트림인 프레스티지 트림에 1열 통풍시트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스토닉은 부담없고 편안한 운전과 경제성, 여기에 다양한 편의 장비까지 생각하면 데일리카의 미덕을 꽤 충실하게 갖춘 편이다. 크기 제한으로 경차 혜택을 받진 못하지만 낮은 배기량으로 자동차세를 줄일 수 있고 연비 또한 높은 편이다. 여기에 일상 생활에서 없으면 아쉬운 열선시트와 통풍시트, 다양한 운전 보조 시스템 등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내세울 만하다.스토닉 1.0 터보 모델의 가격은 개별 소비세 3.5% 인하분을 반영하면 트렌디 트림 1,914만 원, 프레스티지 2,135만 원이다.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
  • [시승기] 강원도 정선서 느낀 스웨덴 3색 감성, 볼보 XC 시리즈
    시승기 2018-11-01 11:52:17
    서늘한 바람과 바삭한 가을 햇볕이 가득했던 지난 목요일. 볼보자동차가 SUV 라인업을 모두 꺼내 들고 강원도 정선으로 떠났다. 볼보의 SUV 라인업(XC40, XC60, XC90), 이른바 XC 시리즈가 함께했다. XC 뒤에 붙은 숫자가 커질수록 크기가 크고, 작아질수록 최신작이다. (앞쪽부터) 볼보 XC90, XC60, XC40 볼보자동차는 국내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수입차 브랜드 중 하나다. 전세계적으로도 인기 차종인 SUV 덕이 크다. 지난 2016년 볼보는 국내에 XC90를 선보이며 성장에 물꼬를 텄다. 이후 XC60, XC40을 차례로 선보이며 판매 성장을 이어갔다. 올해 판매 목표인 8,500대를 달성하면 XC 시리즈의 판매는 5년 전과 비교해 무려 638%나 성장하는 셈이다.성장의 주역들을 앞세워 볼보자동차는 지난 25일 XC 시리즈 체험 행사 ‘VOLVO XCELLENT LIFE’를 열었다. ‘시승’ 행사가 아닌 ‘체험’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이번 행사가 단순히 차를 타는 것에 끝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말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해 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래서 이번 행사에는 시승 뿐만 아니라 각 모델의 컨셉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체험에 앞서 볼보자동차코리아 이현기 세일즈 트레이닝 매니저는 “(글자를 가리키며) 앞에 XCELLENT LIFE 라는 글자 보이시죠. 이번 행사를 통해 XC 시리즈를 타고 강원도의 자연에서 쉬어 가며 스웨덴식 라이프스타일, 스웨디시 럭셔리를 느껴 보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오른쪽부터) 볼보 XC90, XC60, XC40 볼보는 XC 시리즈의 각 모델마다 ‘스웨디시(Swedish)-’라는 수식어를 붙여 그 뿌리를 강조한다. 이를테면 ‘스웨디시 럭셔리’ XC90, ‘스웨디시 다이내믹’ XC60, ‘스웨디시 미니멀리스트’ XC40가 있다. 볼보자동차가 말하는 스웨디시 라이프스타일이란 무엇일까? 흔히 자연, 여유로움, 간결함, 실용성 따위의 단어들로 표현된다.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 그 나라의 말로 이해하는 게 제일 쉽겠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스웨덴어 ‘라곰(Lagom)’이 제일 적당하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만큼’을 의미한다. 볼보는 이를 통해 프리미엄과 럭셔리를 이야기한다. 화려하고 번쩍이는 것보다 조금은 정제되고 차분한, 그럼에도 안전 기술 등 꼭 필요한 것들은 살뜰히 갖췄다. 볼보가 이야기하는 스웨디시 럭셔리의 핵심에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볼보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람이 삶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즉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디자인, 안전 기술, 성능 등으로 섬세하게 풀어냈다.이날 시승한 XC 시리즈를 통해서도 보여주고 있다. XC 시리즈는 볼보의 지능형 안전 시스템인 최신 인텔리 세이프 시스템 등 첨단 안전 및 편의 기술을 모두 기본으로 탑재했다. 또 전 차종은 유럽 신차 안전도 평가 기관인 ‘유로앤캡’에서 각 차량이 속한 세그먼트 내 모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 등 차에 탄 사람을 배려한 다양한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XC60 외관 가장 먼저 ‘XC60’에 올랐다. 지금 예약하면 기본 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는 XC 시리즈 인기 모델이다. 앞서 등장한 XC90과 비슷한 얼굴을 유지하면서도 XC60만의 차별화된 개성을 담고 있다. 그릴과 맞닿아 있는 T자형 헤드램프나 입체감을 살린 그릴 등이 그렇다. 상품성 역시 XC90와 비슷하거나 더욱 다듬어져 완성도가 높아 보인다. 첫 번째 목적지는 강원도 정선 파크로쉬 리조트에서 40km 가량 떨어진 병방치 짚와이어 체험장이다. 먼저 볼보 특유의 시동 다이얼을 돌려 시동을 건다. 공회전 시 소음과 진동은 거의 느낄 수 없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T8 엔진 모델이기 때문이다. 주행을 시작해도 소음과 진동은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T8 모델은 볼보의 4기통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이 무려 405마력이다. 이를 바탕으로 XC60은 자신이 가진 힘을 모든 영역에서 여유롭게 발휘한다. 디젤이나 가솔린 모델과는 또 다른 주행 감각이다. 강하고 부드러운 가속력이 인상적이고, 초・중반 가속력 모두 고르게 뛰어나다. 실제 속도 대비 가속감도 강렬하다. 20분 가량의 짧았던 드라이빙은 짚와이어 체험으로 이어졌다. 병방산 절벽에서 100km/h를 넘나드는 속도로 약 1km를 내려간다. 그 속도감은 XC60을 타고 오며 느꼈던 다이내믹함 저리가라다. 스릴 넘치게 굽이치는 동강 일대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무르익은 단풍은 덤이다. (앞쪽부터) 볼보 XC90, XC60, XC40 다음은 XC 시리즈의 첫째, XC90를 운전했다. 출시 당시 혁신적인 디자인과 상품성으로 2016 유럽 올해의 차, 2016 모터트렌드 올해의 SUV 등 전 세계에서 69개의 상을 석권하며 새로워진 볼보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모델이 됐다. 웅장한 차체를 가졌지만 간결하고 자연을 닮은 듯한 따뜻하고 안락한 분위기의 실내가 반전미를 뽐낸다. XC60에서 XC90으로 옮겨 타니 넉넉한 공간감에 압도된다. 2열석은 앞뒤 간격을 최대 120mm까지 조절할 수 있다. 3열 공간 역시 평균 신장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하다. 트렁크는 3열 시트를 접으면 1019리터에 이른다. 40:20:40으로 접을 수 있는 2열 시트까지 활용하면 총 1868리터에 이르는 넓은 적재 공간을 쓸 수 있다. 독특한 점은 1열부터 3열까지 시트 높이가 모두 다르다는 것. 덕분에 차량에 탄 모든 사람들의 전방 시야는 탁 트인다. XC90의 진동과 소음도 XC60만큼 잘 잡혔다. 또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가속하는 감각이 일품이다. 속도를 높일수록 경쾌하고 역동적이기보다는 중후하고 깔끔하다는 느낌이다. 큰 몸집에 비하면 하체는 부드러운 편이다. 높은 전고 때문일까. 고속 직선 구간에서나 곡선 구간을 돌 때 약간의 출렁거림이나 롤링(좌우 흔들림)이 느껴진다.XC90에 내려선 켄싱턴 호텔 평창 글램핑 빌리지에 있는 전나무 숲 아래에서 테라리움을 하러 갔다. 전나무 숲속 자연에서 여유롭게 피카타임을 즐기자는 취지다. 피카(Fika)는 스웨덴어로 ‘커피 브레이크’, ‘티 타임’을 의미한다.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쥐고 천막 안으로 들어가 유리 화분 안에 작은 식물을 심었다. 볼보 XC40 실내 마지막 시승차는 XC40다. 볼보에는 원래 없던 세그먼트였지만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소형 SUV 시장에 합류하기 위해 내놨다. 소형 SUV라는 세그먼트의 특성을 살려 XC60이나 XC90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소재와 대담한 컬러를 곳곳에 사용했다. 세 달 전쯤 XC40를 처음 만났다. 개성 강한 실내 때문인지 차에 앉자마자 그 때의 생각들이 조금씩 떠올랐다. XC40은 역시 컨셉이 확실했다. 운전대 옆 카드 수납함, 팔걸이 쪽 휴지통, 동승석의 가방 걸이 등 다양한 장치들을 작은 공간 안에 오밀조밀 심어놨다. 실생활에서 차를 타며 당연한 듯 감수하고 있던 불편 요소들을 깨알같이 해소시켜준다. 매트와 도어 트림 곳곳에 쓰인 쨍한 주황색 펠트는 강렬하다. R-디자인 트림에만 들어가는 디자인 요소다. 100%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라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 단 만져보면 부직포처럼 빳빳하고 거친 느낌이라 사실 4800만원대 가격과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주행 중인 볼보 XC40 볼보는 모든 모델에 4기통 2.0리터의 같은 엔진 블럭을 사용한다. 하지만 각 모델마다 주행 감각은 체감할 만큼 다르다. 특히 XC40에서 두드러졌다. 주행 질감의 차이는 XC60과 XC90의 차이보다 XC40과 XC60의 차이가 더욱 크다. 필요한 ‘공간’에만 집중한 탓일까. 190 마력의 2.0 터보 가솔린 엔진이라는 것을 고려해도 초반과 중후반 가속력이 부족하다고 느껴진다.XC40은 다른 XC 시리즈에 비해 출발 시 ‘이차’ 하고 호흡을 한 번 가다 듬는다. 출발 이후 실용 영역에서는 경쾌하고 가볍다. 특히 운전대나 가속 페달 등이 모두 가볍고 시야가 XC시리즈 중 제일 뛰어나다. 덕분에 좁은 골목이나 막히는 도심 속에서 운전하기에 편리하다. 다만 고속 영역대로 진입하면 갑자기 힘이 빠지는 느낌이다. 100km/h-110km/h까지는 쭉 뻗고 나가지만 그 뒤부터는 경쾌함을 잃는다. 확실히 상위급의 XC시리즈들과 비교하니 소음이나 주행 성능 면에서 차이가 느껴졌다. 하지만 엔트리 수입차들과 비교 선상에 두고 풍부한 안전 사양과 무난한 주행 성능을 생각하면 적절한 수준이다. 하루에 모든 XC 시리즈를 돌아가면서 시승해보니 각기 다른 개성이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이들 모델이 국내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대표는 2년 전 볼보 XC90을 구입한 배우 조인성씨의 인터뷰 대목을 인용해 설명했다.“대체로 미니멀하고 심플하게 생활한다. 소유하고 소비하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요즘 차는 볼보를 탄다. 그 브랜드가 주는 느낌은 편하고 실용적이고 그래서 세련됐다. 그게 나다. 나를 그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더라. 그 차를 선택하는 순간 이게 나라고 생각했다. 많은 걸 선택할 수 있지만 진정 나다운 걸 선택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품격있는 취향이라고 생각한다.”이 대표는 “국내에도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또 이것이 XC 시리즈가 추구하는 지향점과 잘 맞아 떨어진다. 이것이 볼보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여기에 북유럽 특유의 기능미를 중시한 XC 시리즈의 심플한 디자인이 프리미엄 수입차 시장에서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
  • [PARIS#10] 한국엔 없는 기아차 ‘씨드’ 탑승기
    시승기 2018-10-30 09:59:23
    한국인의 눈으로 본 신형 씨드(CEED)는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얼굴은 신형 K3와 비슷하지만 속까지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꽤 많다. 씨드가 낯설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나라에 없기 때문이다. 디자인에서 상품성까지 유럽인들을 생각해서 만든 차다. 오히려 유럽인들에게 친숙하다. 지난 2006년 기아차는 해치백 씨드를 처음 선보였다. 작고 실용적인 해치백, 소형차가 주를 이루는 유럽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미 폭스바겐 골프, 푸조 308 등 쟁쟁한 경쟁자가 가득하지만 지금까지 130만여대를 팔며 기아차를 유럽 시장에 각인시켰다. "신형 K3와 닮은 듯 다른 씨드" 요란한 비가 내리고 하룻밤 사이 프랑스에도 가을이 찾아왔다. 단풍처럼 붉게 물든 씨드를 주차장에서 처음 마주쳤다. 첫 인상은 다부지고 예쁘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울 정도다. 신형 K3의 얼굴이 겹쳐 보인다. X-크로스 LED DRL과 호랑이코 그릴, 불룩하게 주름진 보닛 등은 K3와 같다. 씨드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은빛 크롬 장식을 많이 덜어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스포티한 이미지가 더욱 강조된 느낌이다. 전장 4310mm, 전고 1447mm(-23mm), 전폭 1800mm(+20mm)로 이전보다 낮고 넓어진 덕분이다. 치켜 올라가 있던 쿼터글라스 끝자락을 2열 창 바닥 높이와 맞추면서 자세는 더욱 안정적이고, 길이는 이전보다 길어 보인다. 실제 전장은 그대로다. 뒷면은 둥글둥글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날렵해졌다. 강렬한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기존의 앳되고 귀여운 인상을 버렸다. 테일램프 디자인은 스토닉이나 스포티지의 것을 반영한 듯하다. 위에서 누른 듯 윗면을 평평하게 다듬었다. 오른쪽 하단에는 타원형 머플러를 장착해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실내를 살피기 위해 도어 손잡이를 살짝 들어 올렸다. 문짝이 꽤 무겁다. 해당 세그먼트의 차량들과 비교하면 월등히 무거운 수준이다. 이런 요소는 차를 타고 달리기 전에 심리적으로 전해주는 무엇인가가 있다. 무거운 문짝을 열어 차에 타니 더욱 보호받는 느낌이다. 괜히 안정적이고 묵직한(?) 승차감을 전해줄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인테리어는 기아차에서 흔히 보던 레이아웃과 디자인으로 구성돼 있다. 디테일이 조금씩 다르다. 먼저 센터페시아 상단의 돌출형 디스플레이는 네모반듯한 직사각형의 8인치 터치스크린이다. 기아차 국내 모델들에 적용된 사다리꼴 형태의 디스플레이와 달리 베젤이 얇고, 또 베젤과 화면의 구분이 희미해 몰입도가 높다. 실내 버튼은 납작하게 붙어 있다. 조작 편의성을 위해 살짝 굴곡지게 만든 국내 버튼 디자인과는 차이가 있다. 씨드의 실내 재질은 전반적으로 고급스럽진 않지만 조립이나 마감 품질이 뛰어나다. 현대・기아차가 잘 할 수 있는 것들, 이를테면 실내를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다듬는 능력이 돋보인다. 이 외에 각종 USB 포트와 무선 충전 패드, 다양한 수납 공간 등 편의 사양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풍부하다. 한 가지 의아했던 점은 계기판 언어 지원이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차량인데 계기판에 몇몇 정보가 한국어로 나온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냥 넘어갈 뻔 했다. 실용성을 강조하는 해치백답게 공간은 넉넉하다. 1열 뿐만 아니라 2열, 트렁크 공간 모두 충분히 넓다. 2열 탑승객의 머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천장을 움푹 팠다. 적재 능력도 탁월하다. 2열 시트는 40:20:40으로 개별 폴딩이 가능하며 트렁크 공간과 평평하게 이어지도록 접을 수 있다. 600리터 적재 용량을 쓰임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유럽차 감성 그대로를 담고 있다" 이날 잠시 시승하는 동안에는 운전석이 아닌 동승석에 앉았다. 운전은 촬영을 함께한 선배가 맡았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120마력을 발휘하는 1.0 터보 GDI 엔진과 함께 6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하고 있다. 파리 시내와 교외를 곳곳을 돌며 느낀 씨드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은 부담없이 가볍게 탈 수 있는 해치백이라는 것. 매끄러운 변속과 부족함 없는 초반 가속력이 인상적이다. 배기량은 작지만 고속 주행에서 결코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날렵하다기보다 가벼운 느낌이다. 핸들링은 유럽차에서 느꼈던 감성을 그대로를 담고 있다. 굼뜨지 않고 연결성이 좋다. 씨드는 프랑스 현지에서 모션, 액티브 , 에디션 총 세 가지 트림으로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27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엔진 라인업은 1.0리터 T-GDi, 1.4리터 T-GDi 등 2종의 가솔린과 1.6리터 디젤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이들 엔진은 6단 수동 변속기를 기본으로 1.4리터와 1.6리터는 7단 DCT와 조합을 이룬다. 안전 사양도 풍부하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기아차 최초로 차로 유지 보조(LFA, Lane Following Assist, LFA) 기능을 적용했다. 또한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S), 운전자 주의 경고(DAW), 후측방 충돌 경고(BCW), 하이빔 보조(HBA) 등 다양한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마련했다. 유럽의 주차장만 훑어 봐도 유럽인들이 어떤 차를 선호하고 많이 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적에 SUV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해도 유럽에서 해치백은 여전히 매력적이고 인기있는 차량이다. 실제 프랑스에서 많이 팔리는 상위 차종은 대부분 해치백 차지다. 프랑스에서 한 달을 지내는 동안 도로에서 꽤 많은 씨드를 마주쳤다. 해치백 본고장인 유럽에서 12년 동안 3세대까지 이어오며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는 게 괜시리 뿌듯해진다. 신형 씨드는 기본 모델 뿐만 아니라 올 하반기부터 SW, GT 등 다양한 가지치기 모델로 판매될 전망이다.이다정 기자 dajeong@autocast.kr
1 2 3 4